집권 여당의 당대표 선출 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당대표를 뽑는 일은 대통령 후보 선출만큼이나 당으로선 최고의 이벤트다. 컷오프 때 이미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8·25 전당대회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출마한 후보들은 막바지 흥행을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당대표가 되면 당직 임명과 공천권을 행사하면서 권한이 막강해진다. 경우에 따라서는 대권 도전으로까지 순항할 수 있다. 이런 때문에 사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당권에 도전한 이해찬·김진표·송영길 후보는 저마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재집권을 약속했다. 이들은 지난 3일 제주에서부터 시작된 합동대회 연설에서 각자의 비전을 제시하며 당을 이끌 적임자론을 폈다. 당대표는 1만 7000여 명의 전국 대의원, 73만 명의 권리당원과 일반인(15%)의 투표로 결정된다.

선거가 종반에 접어들면서 과열 경쟁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금지돼 있는 당직자의 공공연한 지지선언과 상대를 음해하는 네거티브 선거도 만연하고 있다. 집권당의 대표를 뽑는 선거인만큼 품격 있는 선거를 기대했지만 여느 선거와 마찬가지로 진행되면서 국민의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미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이해찬 후보를 깎아내리는 저질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죽은 세포는 물러나고 새로운 세포가 생성돼야 한다`느니, `싸움 잘하는 당대표는 야당의 대표`라며 몰아세우고 있다. 그렇잖아도 문재인 대통령을 `문 실장`이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당 안팎으로 거센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 후보를 싸움꾼으로 비교해 또 다른 비난을 낳고 있다.

문 실장 발언에 대해선 이 후보가 참여정부 시절 총리 때 문 대통령이 비서실장을 한 것에 대한 호칭으로 문 대통령과 특수한 관계임을 소개하기 위해서였다고 해명했다. 문 실장 발언은 당권경쟁 시즌 때문인지 정치권에 미묘한 파문을 일으켰다.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본인의 우월 의식이 잠재돼 있다는 것에서부터 이심전심의 막역한 사이에서 나온 친밀적 호칭이란 분석 등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권리당원 대부분이 문 대통령 지지층이란 점에서 어떻게든 전당대회에 영향을 줄 것이란 점이다. 여기에 올드보이의 귀환이라는 비아냥도 듣고 있는 터여서 과연 당권을 거머쥘지가 관건이다.

사실 이 후보에 대한 국민적 이미지는 까칠한 사람으로 회자된다. 밉상이지만 바른 말을 하는 지도자로 평가하는 국민이 많다. 그래서 매번 선거에 나가면 지는 법이 없다. 지역구인 세종시에서도 두 번의 선거에서 모두 이겨 지역민으로부터 평가받았다. 다른 의원들과 달리 지역구를 특별히 관리하지도 않는다. 이는 지역의 크고 작은 행사에서 이 후보를 본 지역민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 그래서인지 지역 주민들도 이 후보의 당권 도전에 별 관심을 두지 않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충청권 출신 여당 대표 탄생을 은근히 기대하는 사람이 많다. 주변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이 후보에 대한 평판도 다르게 나온다. 그를 지근거리에서 지켜본 사람들은 이 후보가 매우 대정 다감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까칠한 이미지는 언론에서 만든 것이지 실제 인간미 넘치는 따뜻한 사람으로 평한다. 늦게 도전장을 내민 그가 종반으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유력 당대표에 근접하는 양상을 띠면서 주변의 시선을 물리치고 선전할 것인지가 궁금하다.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사람`, `좋은 게 좋다는 식이 안통하는 사람`

이런 평판에 대해 그는 `그런 걸 중요시 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그런 평판에 신경쓰기 보다는 내가 하는 일을 할 뿐이다. 싫어하는 사람도, 좋아하는 사람도 있게 마련이지 다 좋아하는 사람이 어떻게 있을 수 있어요. 내 스스로 나의 도덕률에 따라 움직여 나가는 것이지 내 인생을 살아가는데 왜 남의 도덕률에 따릅니까."(`쿨하게 출세하기` 중에서)

선거에 나가 진 적이 없는 이 후보가 당 안팎의 곱지않은 시선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바람대로 좋은 성적표를 거둘지 국민적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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