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남북고위급 회담서 "남북 정상, 9월 평양서 3차 회담" 합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는 9월 평양에서 3차 남북정상회담 테이블에 마주할 전망이다.

남북은 13일 고위급회담을 갖고 공동보도문을 통해 "남북 정상회담을 9월 안에 평양에서 가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날짜가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북한 정권수립기념일(9.9절) 이후가 유력해 보인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제3차 남북정상회담 시기와 관련, "상식적인 여건을 봤을 때 9월 초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9월 초는 9월 10일까지"라고 말해 9월 11일 이후 개최될 것이라는 점을 사실상 확인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초대한 쪽이 북한이니, 북측이 자신들의 사정을 감안해서 날짜를 정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처럼 정상회담 시기로 9월 11일 이후가 유력해진 것은 북측이 이번 회담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북한정권수립기념일 행사와 동시에 추진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남북 모두 구체적인 시기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날짜는 이미 정해진 것으로 관측된다.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고위급회담 종결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기자 선생들 궁금하게 하느라 날짜 말 안했다. 날짜 다 돼 있다"고 언급했다. 청와대 김 대변인 역시 "(남북정상회담의) 대략적인 날짜와 장소가 나왔다"며 "고위급 회담의 합의 내용들을 바탕으로 해서 성공적인 남북 정상회담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조만간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판문점선언이행추진위원회를 남북정상회담추진위원회로 전환하고 본격적인 회담 준비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날 남북 고위급 회담에선 판문점선언 이행 방안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논의했다.

남측대표인 조명균 통일부장관은 회담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판문점선언 이행과 관련해 양측간 군사분야, 체육분야, 철도·도로·산림분야, 기타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가지 사업들과 대화와 공동조사 등이 잘 이행돼 온 것에 대해 평가했다"며 "이행되는 과정에서 제기된 상호간 좀 더 협의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 양측간 진지한 논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를 토대로 앞으로 판문점선언 이행을 더욱더 속도감 있게 성과를 내는 방향으로 추진해 나가자고 했다"고 부연했다.

남북은 구체적으로 개성공단 공동연락사무소와 관련, 현재 진행중인 개보수 공사가 완료되는 대로 조만간 개소식을 진행키로 했으며, 오는 20일부터 금강산에서 진행되는 8·15 계기 이산가족상봉행사에서 고령 이산가족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긴밀히 협조키로 했다. 또 군사분야에선 장성급회담 논의가 진지하고 성과 있게 진행되는 것으로 평가하고, 조만간 합의서를 채택하기 위한 협력을 계속해나가기로 했다.

다만 북한 리 위원장은 이날 회담에서 자신들이 제기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남북 교류협력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리 위원장은 "중요한 것은 일정에 오른 모든 문제 진척시키는 데 있어서 쌍방 당국이 제 할 바를 옳게 하는 것"이라며 "북남 회담과 개별 접촉에서 제기한 문제들이 만약 해결되지 않는다면 예상치 않았던 그런 문제들이 탄생할 수 있고, 또 일정에 오른 문제들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남측의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했다.

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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