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에 반려동물 문화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말을 꺼냈었다. 문화를 발전시킨다는 거창한 주제에 앞서 과연 우리는 우리의 반려동물들을 행복하게 기르고 있는지 반문해봐야 한다.

수의사인 필자는 어릴 때부터 강아지, 고양이, 새, 물고기까지 많은 동물들을 좋아하고 길러 와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일에 별다른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고 잘 케어하고 기를 수 있다고 자부하고 있었다. 심지어 대학교 1학년 때에는 학교 선배가 정맥주사 놓는 법과 혈액검사하는 법을 미리 가르쳐 주고 학교생활을 좀 더 잘할 수 있게 해준다는 꼬임(?)에 넘어가 1년 넘게 실험실에서 기르는 소 3마리와 개 15마리, 토끼 2마리, 햄스터까지 매일 청소며 밥 주는 일을 했던 경험까지 있다.

그런 필자도 아들이 그렇게 기르고 싶어 한 포메라니안 수컷 한 마리와 한 집안에 살며 머릿속으로는 아주 잘 알고 있는 산책이며 예절교육 등 늘 보호자와 상담할 때 강조했던 행위들에 대해 사실은 실천하기가 몹시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더 많이 알아야겠다는 깨달음이 있었다.

필자도 이런 지경인데 반려동물을 처음 기르는 분들은 정말이지 혼란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된다.

최근 몇 년간 열풍이 불었던, 강형욱이라는 스타 훈련사를 배출한 반려동물 행동교정 프로그램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는 우리가 그들, 반려동물들을 너무 모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다루고 있다.

함께 살기 위해서 그들이 생각하고 느끼는 것들을 우리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는 것을 거꾸로 반문하는 것이다. 그동안 반려동물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그들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배워야 한다. 그래야지 종국에는 모두가 행복한 반려동물 문화가 형성되는 것이다.

그들은 보기에 너무나 예쁘고 사랑스럽다. 보기만 해도 힐링이 된다. 그들에게 우리는 너무 많은 도움을 받고 살고 있다. 현대를 살고 있는 메마른 인간들에게 신이 준 선물이라는 생각이 들 때도 많다. 우리만 너무 행복하고자 하는 것이 아닌지 고민해봐야 한다. 그들이 행복할 때 우리도 행복하게 될 것이다.

과거 반려동물들이 집밖에서 살 때와 비교했을 때 그들의 정신건강은 지금보다 훨씬 좋았던 것 같지 않은가? 반려동물의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 나를 포함한 보호자들이 끊임없는 `공부`가 필요한 때다.

최재용<예담동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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