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의 여름방학이 시작됐다. 아르바이트한다고 대학생들이 이곳저곳을 기웃거린다. 방학이라고 알리는 SNS와 여행을 소개하는 SNS는 접속자들이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다. 철도를 이용한 대학생 프로그램도 홍보하면서 마치 여행을 가지 않으면 대학생이 아닌 것처럼, 요즘 젊은이들이 아닌 것처럼 호들갑을 떨고 있다.

여행이 무엇인가? 여행의 어원을 찾고, 이론적 배경을 여기에 서술하기보다는 필자가 생각하는 여행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얼마 전 좋은 글귀를 모아놓은 곳에서 여행에 대해 이렇게 써놓은 것을 보았다. `독서는 움직이지 않는 여행이고, 여행은 움직이는 독서이다`라는 문구를 읽었다. 한참을 그 문구를 바라보면서 다시금 지금의 여행에 대해 생각을 해 보게 됐다.

필자는 SNS를 즐긴다. 다른 사람과의 소통보다는 많은 정보를 얻고자 하는 것, 다른 이들에게 내가 본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내가 가본 곳을 기억하기 위해, 본인의 여행일기를 위해 SNS를 사용하고 있다. 여행에 관련된 정보를 얻으려고 가보면 청춘들이 가본 곳의 사진과 함께 그곳의 정보를 올려주고 있다. 굉장히 감사하다.

2016년(12월 주민등록 인구수 : 4390만 2277명)의 여행 통계자료를 기준으로 보면, 인구수의 89.5%가 여행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관광여행 이동률을 보면 5월과 8월, 10월에 많은 사람이 이동했다.

여행의 길이는 이동수단의 변화와 함께 달라졌다. 여행도 요즘 유행하는 산업혁명에 따라 변화가 일고 있다.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기차, 증기선 등이 생기고 콜럼버스가 10주 동안 바람과 조류에 의지해 미지의 세계를 찾아갔다면, 증기기관을 이용한 증기선은 엔진의 힘을 이용해 물길을 마음대로 헤치고 가는 이동수단의 변화를 가져왔다. 문화의 변화를 알기 위해 떠난 여행이 많은 경비가 들면서 귀족을 위한 것으로 변화되고, 학문 탐구를 위해 떠난 행위가 학문 탐구보다는 자신의 권위와 위치를 사람들에게 과시하려고 한 것이다. 멀리 더 멀리 다녀온 것을 자랑하기 위한 것으로 전락했다.

요즘 여행의 길이가 길어지고 있다. 물론 다양한 상품도 있지만, 많은 여행자가 본인이 궁금하고, 본인이 가고 싶은 곳에 대한 궁금증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도 좋고 국내도 좋다. 여행을 떠나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꼭 멀리 가고 해외에 가는 것이 여행이 아니다. 다양한 곳을 다양한 방법을 통해 다녀오면 된다.

권유하고 싶은 여행은 `도시여행: 미술관` 여행이다. 국내미술관이나 해외미술관도 좋다. 도시속의 미술관은 다양한 전시뿐만이 아니라, 그 나라의 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이다. 국립미술관도 좋고, 개인 미술관도 좋다. 미술에 대해서 문외한이라도 좋다. 그냥 가서 본인의 감정에 충실하게 보고 오면 된다.

미술 작품을 보려고 준비하는 사람들은 미술에 대해 많이 이해하고 가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하지만 우리가 대중음악을 들으면서 분석하고 듣는 사람들이 많을까? 아니다. 자신의 감성에 충실하고, 지금의 감성에 맞추어 음악을 해석하고 있다. 발라드를 들으면서, 힙합을 들으면서 자신의 감성에 맞추어 음악을 듣는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은 그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담아서 보관하는 곳이다. 방문한 지역의 변화를 한 눈에 볼 수 있으므로,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알려줄 수 있는 곳을 찾아서 봤으면 한다. 주저할 필요 없이 한 발 들여다 놓을 수 있어야 한다. 내가 찾아간 지역의 문을 열 용기가 필요한 게 아니라 궁금증이 필요해야 한다.

자신이 있는 공간의 냄새와 모습을 보면서 그냥 느끼고 오면 좋을 수 있다. 미술관의 위치, 박물관의 위치와 그 안의 설명을 보면서 그냥 느끼고 오면 된다는 것이다. 도시가 주는 새로운 숨을 느끼고 온다면 멀리 여행을 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느끼고 올 수 있다. 시간의 여행을 올 여름에 여러분들도 경험하면 좋을 것 같다. 한 작품을 마음속에 담는 사진을 본인의 눈 속에, 가슴속에 저장하는 여행은 어떨까? 청운대학교 정태섭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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