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저금리 시대가 저물고 금리인상기가 도래하고 있다. 미국이 2015년 말부터 기준금리를 지속 올리기 시작해 올해 말 2.5%, 2020년말까지는 3.5%를 목표로 기준금리 인상이 전망된다. 신흥국 위기설, 유럽경제불안, 미중 무역 분쟁 등 악재로 금리인상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셈이다. 국내도 최저기준금리를 유지하다 미국과의 금리 역전현상으로 현재는 기준금리 1.5%를 유지하고 있다.

투자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시중은행들은 `파킹통장`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금리인상기조에 따라 국내 시장금리 또한 오름세를 보이는 탓에 뭉칫돈을 장기간 맡겨두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파킹통장은 말 그대로 짧은 시간 돈을 통장에 맡겨놓는 상품이다. 무엇보다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한데다 비교적 높은 금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요즘 같은 시기에 적합한 상품으로 꼽힌다. 은행의 수시 입출금 통장은 연 0.1-0.2% 수준의 이자를 주지만 파킹통장은 일정 금액만 통장에 넣어 두면 연 2% 이상의 금리를 제공한다. 또 정기예금에 뭉칫돈을 보관하는 것 보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을 때까지 금리를 챙길 수 있고 투자 타이밍을 노릴 수 있는 시간 또한 벌 수 있다. 통상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나 머니마켓펀드(MMF)는 원금 손실 위험이 있는 부담감이 크지만 파킹통장은 예금자 보호법에 따라 최대 5000만 원까지 원금이 보장된다.

SC제일은행은 지난해 10월 `SC제일 마이줌 통장`을 출시했다. 그리고 출시 4개월 만에 수신잔액 2조 원을 돌파했다. 마이줌 통장은 최소 100만 원부터 최대 10억 원까지 예치금액을 고객이 직접 설정할 수 있으며 설정한 금액을 유지할 경우 연 1.5%의 금리를 제공한다. 급여이체, 자동이체 등 조건이 없고 설정 금액을 초과한 경우에도 연 1.0%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설정 금액 또한 월 단위로 자유롭게 변경이 가능하다. 이달 29일까지 가입 고객에 한해선 오는 8월 31일까지 0.2%포인트를 추가해 연 1.7%의 금리혜택을 받을 수 있다. KDB산업은행도 수시입출금통장인 `바로 입출금 통장`을 판매 중이다. 그동안 잔액이 300만 원 이상일 경우에만 1.1% 금리를 제공했지만 지난 달부터는 잔액 조건을 삭제했다.

저축은행도 활발하게 수시입출금통장을 내놓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의 `웰컴 직장인사랑 보통예금`은 만 19세 이상 직장인이면 가입할 수 있고 급여이체 등 조건 충족시 최고 연 2.5% 금리를 제공한다. SBI저축은행의 `SBI 사이다 보통예금`은 체크카드 이용실적에 따라 최로 연 1.9% 금리를 제공하며 OK저축은행 `OK대박통장`은 별 다른 조건 없이 하루만 맡기더라도 연 1.7%의 금리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도 수시입출금통장 상품 출시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케이뱅크의 `듀얼K입출금통장`은 최대 1억 원 예치금액을 설정하고 1개월 간 잔액 유지 목표를 달성할 경우 연 최고 1.3% 금리를 제공하며 설정초과금액에 대해서도 연 0.2%가 적용된다. 카카오뱅크도 통장 안에서 자금별로 별도 보관할 수 있는 `세이프박스`기능을 내놓았는데 이는 예금 중 일정 금액을 보관하면 최대 500만 원까지 연 1.2%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지역 시중은행 관계자는 "파킹통장은 요즘 같은 금리인상기에 안정적이고 높은 금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수요 자체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 은행들도 이러한 투자자들의 심리를 파고들어 지난해 말부터 상품을 출시하고 있는 것"이라며 "파킹통장을 활용해 우선적으로 여유자금을 운용하다가 새로운 투자처나 용도가 생길 시 언제든지 인출이 가능해 저금리 상품보다 파킹통장 상품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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