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7일 남북 정상이 북미회담의 성공을 거쳐 남북미회담을 통한 종전선언을 기대하며 상호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판문점 선언의 조속한 이행을 위해 고위급 회담과 적십자 회담을 갖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날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2시간 동안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열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2차 정상회담 결과를 직접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남북정상은 6·12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확인했고, 이를 위해 긴밀히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며 "북미정상회담이 성공할 경우 남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종전선언이 추진됐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이 성사된 배경에 대해선 "김 위원장이 25일 오후 일체의 형식 없이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해 왔고 저는 흔쾌히 수락했다"며 "실무진을 통해 협의하는 것 보다는 직접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 나누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북미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어려운 사정이 있었다. 이런 사정을 불식시키고 북미회담의 성공을 일궈내는 것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봤다"고 했다.

이어 "지난 회담에서 우리 두 정상은 필요하다면 언제 어디서든 격식 없이 만나 서로 머리를 맞대고 민족의 중대사를 논의하자고 약속한 바 있다"며 "친구 간의 평범한 일상처럼 이루어진 이번 회담에 매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남북은 이렇게 만나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회담 내용에 대해선 북미정상회담과 남북간 협력으로 나눠 설명했다.

우선 "남북 정상은 북미정상회담 성공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며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위한 우리의 여정은 결코 중단될 수 없다는 점도 확인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우리는 4·27 판문점선언의 조속한 이행을 재확인했다"며 "남북고위급회담을 6월 1일 개최하고,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군사당국자 회담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을 연이어 갖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북미간 소통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모두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라고 있는 만큼 양측이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오해를 불식시키고, 정상회담에서 합의해야 할 의제에 대해 실무협상을 통해 충분한 사전 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도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를 결단하고 실천할 경우, 북한과의 적대관계 종식과 경제협력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다는 점을 전달했다"고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 역시 한반도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어제 다시 한 번 분명하게 피력했다. 북미회담의 성공을 통해 전쟁과 대립의 역사를 청산하고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내보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는 북미 양국이 직접 소통해 상대의 의지를 확인하라고 촉구한 것"이라며 "남북간 핫라인이 개설됐고 북미 간에도 그런 게 구축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북미 정상회담 전망에 대해선 "북미 간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협상이 시작될 것으로 안다"며 "북미회담이 성공적으로 열릴 것인지는 의제에 관한 협상을 포함한 실무협상이 얼마나 순탄하게 잘 마쳐지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북미회담에 합의하고 실무협상을 한다는 것은 미국도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한 것 아닌가 말씀드리고 싶다"며 "북미 간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분명히 인식하는 가운데 회담이 추진되기 때문에 실무협상도, 본 회담도 잘 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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