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가 어디가 됐든 어떤 상황이든 시민이 위험에 빠지면 가장 먼저 달려가는 안전지킴이가 바로 소방관이다. 이들은 타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한다. 바라는 것 없이 오로지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더 구하겠다는 신념으로 자신을 희생한다. 사회의 존경을 받아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현실 속 소방관은 어떤가.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지만 날아오는 것은 폭행과 폭언이다. 멱살을 잡히고 주먹으로 얻어 맞는 현실이다. 최근 술에 취해 도로 한 복판에 쓰러져 있는 시민을 구조하려던 여성 구급대원이 폭행을 당해 뇌출혈로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달 2일 전북 익산소방서 소속 한 여성 구급대원은 취객을 이송하던 중 취객에게 머리를 폭행당하고 성적 욕설을 들었다. 이 여성 구급대원은 폭행 며칠 뒤부터 구토와 경련에 시달렸으며 지난달 24일 뇌출혈로 쓰러져 수술을 받았지만 지난 1일 끝내 숨을 거뒀다. 구급대원 사망과 관련해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지난 2일에는 제주에서 현장에 출동한 여성 대원이 응급환자에게 폭행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소방관에 대한 폭행사건은 비단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3년(2015-2017년) 간 구급대원 폭행 사건 564건이 발생했다. 이와 관련해 183명이 벌금형, 147명이 징역형을 받았으며 134명이 수사·재판 중이다. 가볍게 봐줄게 아니라 더 엄격한 법적용을 해야 다시는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생명을 구하는 영웅들의 탄생은 국민들의 배려와 실천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황진현 천안아산취재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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