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들 "외국인 환자 유치 수익 적어" 참여 저조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대전시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의료관광 사업이 추진 동력을 잃고 있다. 외국인 환자를 유치해야 할 지역 의료기관들의 참여가 현저하게 줄어드는 것은 물론 대전으로 유입된 외국인 환자 또한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대전시와 지역 병원 등에 따르면 대전에 등록된 외국인환자 유치 의료기관 수는 지난 15일 기준 총 35개소로 파악됐다. 지난해 초 등록된 외국인환자 유치 의료기관이 96개소 였던걸 감안하면 절반도 채 되지 않는 수준이다.

대전을 찾는 외국인 환자도 줄었다. 지난해 대전에 온 외국인 환자 수는 8584명으로 전년 1만 897명보다 2313명(21.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환자가 1만 명을 돌파한 이후 같은 수준을 1년 도 채 유지하지 못한 지자체는 전국에서 대전이 유일하다. 대구(2015년, 1만 2988명), 인천(2013년, 1만 432명), 부산 (2013년, 1만 1022명) 등은 대전과 달리 외국인 환자가 1만 명을 넘어선 시점 이후 지난해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많은 환자를 유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병원 관계자는 "의료기관들의 참여가 떨어지는 가장 큰 원인은 외국인환자 유치로 인한 수익이 크지 않기 때문"이라며 "쉽게 말해 외국인환자 유치를 위해서는 전문인력 등을 구축해야 하는데 지금은 투자한 만큼 수익을 거둘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성형 및 미용 관련 의료기관의 부족 또한 대전의 외국인 환자 유치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환자(39만 7882명)들은 일반내과 등 내과통합(8만 507명) 다음으로 성형외과(4만 8849명)와 피부과(4만 3327명)를 많이 찾았다.

하지만 대전에 등록된 외국인환자 유치 의료기관 중 종합병원을 제외하고 성형외과는 단 한 곳도 없으며, 피부과의 경우에도 2곳 정도에 불과한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 성형외과 한 곳에서 외국인환자 유치 의료기관 등록을 위해 서류를 신청한 상태이며, 이외에도 다양한 유인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다만 대전의 경우에는 성형이나 미용 보다는 중증질환 중심으로 포커스를 맞추고 관광 등과 연계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한 병원 관계자는 "외국인 환자 유치가 지역 경제 활성화까지 이어지려면 쇼핑이나 관광과 연계될 필요성이 있다"며 "하지만 현실적으로 중증질환 환자들은 쇼핑이나 관광이 어렵기 때문에 지역 경제 활성화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전시는 2009년 `2010년 외국인 환자 2000명 유치, 100억 원 경제효과`라는 목표 아래 본격적인 외국인 환자 유치에 뛰어들었다. 이후 외국인환자 유치 활성화를 위해 해외 네트워크 강화를 위한 현지 마케팅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 왔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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