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가 한달 여 앞두고 세종경찰서 선거사범수사상황실과 선거관리위원회는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듯 하다.

세종시 지방선거 후보들의 정책공약이 각종 고소·고발, 신고, 제보들로 얼룩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교진 현 교육감, 최태호 중부대 교수, 송명석 세종교육연구소장, 정원희 세종미래교육정책연구소장이 맞붙은 세종시교육감 선거는 각종 흑색선전이 난무하는 `비방전`을 넘어 검찰 `고발전`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14일 최태호 세종시교육감 예비후보는 국정역사교과서 지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는 의혹을 제기한 시민단체 소속 6명을 후보자비방 혐의로 검찰과 선관위에 이들을 고발했고, 같은 날 송명석 후보는 본인의 SNS에 최교진 시교육감의 2014년 선거 당시 사후매수죄 의혹 등을 제기하는 글을 게시했다.

정치인이 아닌 교육자를 뽑아야 하는 교육감 선거에서조차 더 나은 교육을 위한 정책대결이 아닌 네거티브 공방에만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서로에게 윤리적 잣대를 들이밀고 비방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그 누구도 이 싸움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보인다.

`누가 더 비도덕적인가`를 두고 대결하는 어른들의 싸움에 운명을 내맡겨야 하는 세종시 아이들이 딱하게 느껴질 지경이다.

선거철만 되면 어김없이 "우리나라에서는 너무 정직하고 착하면 정치 못한다"는 말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권자들의 신뢰를 받아야하는 선출직 공무원의 힘은 `내탓이오`를 외칠 수 있는 순진무구함에서 나온다고 믿는다. 특히 지역 색이 비교적 적고, 투표율은 전국최고를 기록한 가능성의 도시 세종에서만큼은 교육의 가치를 귀하게 여기고 좋은 정책으로 승부하는 후보자가 승리한다는 모범을 보여주어야 한다.

미투운동 이후 선출직 인물들의 잇단 불명예 퇴진으로 정치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땅으로 떨어지고, 북미정상회담 등으로 지방선거가 묻힐 가능성이 커지는 시점에서 매 선거마다 난무하는 흑색선전에 유권자들은 식상함을 느낄 수 밖에 없다.

"남을 탓하듯이 나를 탓하라"고 했다. 지방선거가 한달도 채 남지 않은 만큼 후보들은 네거티브와 마타도어보다는 좋은 정책으로 진검승부를 벌여 투표율 최상위 도시, 교육혁신도시 `세종`의 위상을 지켜나가 주길 기대해 본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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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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