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총리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천안 재보궐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선거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접고, 당에서 요청을 하든 안하든, 후보자에게 도움이 된다면 전국 어디든지 찾아가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선거국면에 직접 후보로 나서지는 않지만, 보수재결집과 당의 승리를 위해 백의종군하며 후보들을 지원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향후 정치적 구상에 대해서도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지방선거 후에 (당내 화합과 보수층 재결집을 위한) 어떠한 역할도 피하지 않겠다"며 "내가 직접 나서거나 자질이 있는 훌륭한 후학이 있을 때에는 그들을 돕고 새로운 당의 모습을 복원하는데, 모든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지방선거 후 조기 전당대회가 열리면 직접 당권에 도전하거나, 당 지도부 구성에 중추적 역할을 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대권도전에 대한 뜻도 내비쳤다. 그는 "큰 꿈은 연탄가스처럼 아무도 모르게 슬며시 찾아온다. 용맹과 지략은 너그러움을 이길 수 없다. 앞으로 어떤 역할이 주어진다 해도, 정치인으로서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여러분들이 상상할 수 있는 이상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충청대망론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충청도 사람들은 끈질기고,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충청대망론은 저를 포함해서 살아있다. 충청대망론에 걸맞는 많은 분이 있고, 그 분들을 돕든 제가 직접 나서든 불씨를 꺼뜨리지 않겠다"고도 했다.

홍준표 대표 등 당 최고 지도부에 대한 아쉬운 마음도 드러냈다. 그는 "아직까지 한 번도 우리 당 최고지도부로부터 6·13 지방선거에 관한 말이나 제안을 받은 바 없다. 이유는 모르겠다. 여러분들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제 불필요한 말이 당에 혼선과 오해와 갈등을 일으킬 수 있어 더 이상 이 문제를 묻지 않겠다"고 했다. 나아가 "우리 당은 6·13 선거를 앞두고 있다. 홍 대표가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홍 대표를 흔들지 말고, 힘을 실어줘야 한다. 적어도 선거전까지 홍 대표를 중심으로 (뭉쳐)승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홍 대표에 대해선 "언행의 무거움과 무서움을 느껴야 한다"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또한 정부와 여당을 향해선 "남북관계에 쓰는 힘만큼 남남 화합과 통합에 힘써야 한다. 이념적 대립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몇 년 후엔 또 다른 적폐청산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야당에겐 "건강한 견제, 비판세력의 기능을 찾으려면 서로 통합하고 힘을 합쳐야 한다"고 재차 야권 통합을 강조했다.

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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