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미국에서는 큰 덩치 탓에 입양되지 못할 뻔한 핏불테리어가 그 덩치 덕분에 새 주인의 6살 아들을 익사 위기에서 구하는 일이 있었다.

한 살 된 핏불 믹스견 `예티`는 3주 전에 레녹스 가족의 식구가 됐다. 레녹스 가족은 예티를 데리고 미국 애리조나 주(州) 웻 비버 크릭 강으로 봄나들이를 갔다. 그런데 6살 아들 팰런 레녹스가 자신의 키보다 깊은 개울에 빠졌다. 팰런은 아직 수영을 할 줄 몰랐다. 아버지를 비롯한 어른들은 동시에 개울에 뛰어들어 팰런을 구하려고 했다. 그러나 개울물이 빠르게 흘러 아무도 팰런을 따라잡지 못했다. 팰런은 개울물이 수직으로 떨어지는 지점까지 빠르게 밀려내려 가고 있었다. 그런데 예티가 쏜살같이 개울에 뛰어들었고 헤엄쳐서 팰런 근처까지 가 큰 덩치로 물살을 막아주고는 허우적거리는 팰런을 개울가로 밀어서 땅 위로 올려 보냈다. 예티가 팰런을 구한 것이다. 처음에 레녹스 가족은 예티 덩치가 너무 커서 입양을 망설였다고 한다. 1살 예티의 체중은 약 40㎏에 달했지만 그 덩치 덕분에 물살을 이겨내고 팰런을 구해낸 것이다.

우리나라는 충견 이야기하면 오수의 개를 으뜸으로 친다. 이 개의 품종은 `오수개`. 오수개는 진돗개, 풍산개, 삽살개, 동경이와 함께 국내 토종개로 꼽힌다. 오수개는 `주인을 구한 충견`으로도 유명하다. 고려시대에 전북 임실지역에 김개인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는 아주 똑똑한 개 한 마리를 기르고 있었는데 이 개를 몹시 사랑해 어디를 가든 항상 같이 다녔다. 어느 해 이른 봄 그는 개와 함께 장이 선 오수로 놀러 가서 장에서 친구들과 거나하게 술을 마시고 귀가하던 중 그만 잔디밭에 쓰러져 깊은 잠에 빠지고 만다. 개는 주인이 잠에서 깨어나길 바라며 그 옆을 지키고 있는데 들에 불이나 김개인이 누워있던 곳까지 불이 번졌고 개는 계속 김개인을 깨우려 했지만 술에 취해 깊이 잠든 주인은 일어나지 않았다. 결국 개는 근처 개울로 뛰어들어 자신의 털에 물을 묻혀 잔디에 적시며 불이 번지지 않도록 애를 썼고 개가 같은 행동을 반복한 끝에 김개인을 화를 면했지만 결국 그 개는 목숨을 잃고 말았다. 잠에서 깨어난 후 김개인은 개가 자신을 위해 희생했다는 것을 알고 크게 후회하고 슬퍼하며 장례를 치러 주었다. 그리고 이 일을 잊지 않기 위해 개의 무덤 앞에 평소 자기가 가지고 다니던 지팡이를 꽂았는데 나중에 이 지팡이가 나무가 됐고 후세 사람들은 그 땅의 이름을 오수(獒樹)라고 부르게 되었다.

몇 달 전에는 경북 군위 한 단독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집에서 키우던 개가 잠자던 주인을 깨워 큰 사고를 막은 일도 있었다. 불이 난 날 새벽 당시 평소답지 않게 시끄럽게 계속 짖어대는 소리에 놀라 밖에 나와 보니 불이 타고 있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 부부는 개소리에 놀라 깨어 몸을 피한 뒤 119 소방대가 출동해 불은 진화됐으나 줄에 묶여 기르던 터라 화마에 개는 희생되고 말았다. 위험한 상황을 파악하여 사람을 살린 개, 한번 마음을 주면 결코 주인을 배반하지 않는 의로운 개 이야기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김정완 퍼피동물병원 원장 수의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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