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커스단의 코끼리` 일화가 있다. 다 자란 힘 센 코끼리가 덩치에 맞지 않는 부실한 밧줄에 묶여있다. 코끼리는 이 서커스장에서 탈출하기를 간절히 원하지만, 웬일인지 그 줄을 끊으려고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 코끼리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그 줄에 묶여있었는데, 애초에 줄을 끊으려고 몇 번 시도했지만 줄은 끊기지 않았고, 결국 `어떻게 해도 밧줄을 끊지 못한다`는 것을 배웠기 때문이다. 심리학적으로 보면, 이 코끼리가 학습한 것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를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이라고 한다. 1975년 미국 펜실베니아대학의 셀리그만(M. Seligman) 교수가 실험을 통해 발견한 현상을 개념화한 것이다.

이후 셀리그만 교수는 발상의 전환을 해본다. 바로, `학습을 통해 무기력해 지는 것처럼, 학습을 통해 행복도 기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져본 것이다. 그는 여러 학자들과 연구 끝에 `그렇다`라고 결론 내렸다. 이를 통해 탄생한 것이 바로 긍정심리학(positive psychology)이다. 지금까지 긍정심리학에 의해 밝혀진 바의 핵심은 `행복은 외부적, 물질적 조건뿐 아니라, 삶의 질에 대한 자신의 전반적 평가에 기인한다`는 것이다. 즉, 일군의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행복을 결정하는 요인들의 영향력은, 외부적 요인(선천적 기질, 직업, 가족, 거주지 등)이 60%, 자신의 의지(마음가짐)가 40%라고 논의한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우리의 행복수준은 상당 부분이 선천적으로 결정되어 있지만, 한편, 우리의 의지에 의해서 변화시킬 수 있는 행복의 범위도 거의 절반에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의 의지가 행복을 향해 가도록 계속적으로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 실천지침은 다음과 같다.

첫째, 남과 비교하지 않는다. `알고 보면 문제 없는 집안 없다`는 말도 있다. 내가 바라보는 타인의 행복한 모습은 그저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 뿐이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기보다는 자신을 발전시켜야 한다. 둘째, 남과 비교한다(첫째와 연결된다). 남에게 없는 자신의 장점과 환경의 긍정적인 면에는 집중한다. 셋째, 다른 사람의 정서적 노예가 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기분이 나쁘다고 내 기분까지 나쁠 필요는 없다. 다른 사람의 안좋은 기분, 처지가 모두 나 때문이야 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넷째, 자기연민을 버린다. "얼어 죽어 나뭇가지에서 떨어지는 작은 새 조차도, 자신을 조금도 동정하지 않는다"라는 시가 있다. 나는 왜 이렇게 불쌍할까, 나는 왜 이런 집안에서 태어났을까라고 생각지 말고 당당히 산다. 다섯째, 행복해지겠다고 결심한다. 사람은 자신이 생각한 만큼 행복해 진다. 매일 새 아침을 감사로 시작한다.

이상의 다섯 가지는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것이지만 쉽게 잊어버리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우리의 하루하루가 너무나 소중하지만, 우리가 그 소중함을 쉽게 잊어버리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 같다. 행복이라는 파랑새는 우리 가까이에 있다는 것이 많은 현자들이 이야기하는 것이다. 행복은 바로 지금, 여기에 있는 것이다.

만약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나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사람과 지금의 시간을 대할까? 지금 지나는 일초일초가, 내가 보고 있는 저 하늘이, 내 주위에 있는 한 사람 한사람이 너무나 소중할 것이고, 나는 언제나 행복을 선택할 것이다. <신이 인간을 보며 안타까워하는 것>이라는 제목의 시에는 다음과 같은 어리석은 인간의 모습이 나타난다. "돈을 벌기 위해 건강을 잃어버리는 것, 그리고는 건강을 되찾기 위해 돈을 다 잃는 것. 결코 죽지 않을 것처럼 사는 것, 그리고는 결코 살아 본 적이 없는 듯 무의미하게 죽는 것." 그리고 또 다른 시인도 이렇게 이야기한다.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 처럼.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 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 처럼."

정지웅 배재대학교 복지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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