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관 행정부시장
이재관 행정부시장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움직이지 않는 영원 속에서 끊임없이 움직이는 이미지`가 시간이라고 정의했다. 변화무쌍한 게 어디 시간 뿐이랴만, 무술년 새해가 시작된 지 벌써 2주일 여가 지났다.

설날을 새해의 기준으로 삼기도 하는데 설의 의미는 새해가 즐겁게 들어서는 날, 보람찬 삶의 설계를 세우는 날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그래서 새해엔 새로운 다짐과 함께 미지의 희망을 품는다.

새로워지는 일이 왜 중요한가. 사람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몸속의 세포가 계속 교체되듯 우리의 생존 터전 역시 끊임없는 변화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의 역사가이자 사피엔스 저자인 유발 하라리는 하루 하루가 혁명인 것이 지금의 시대라고 했다.

지난해 국내외적으로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 북한의 핵 위협 속에서 대통령 탄핵에 의한 정권교체가 이뤄진 헌정사상 초유의 일을 겪었고, 대전은 시장 궐위라는 일찍이 경험해 보지 못한 충격을 겪었다.

새해라는 우물에서 샘물이 솟듯 한 해를 시작하는 첫 마음은 희망으로 출렁이도록 해야 한다. 올해는 정부수립 70주년이 되는 해일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30-50 클럽(국민소득만 3만 달러-인구 5000만명)에 가입이 예상된다. 또한 3·1운동과 상해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그리고 대전시 출범 70년, 광역시 승격 30년을 준비해야 하는 뜻 깊은 해다.

시장권한대행으로서 남은 민선 6기 유종의 미를 거두는 한편, 정의가 바로서고 원칙과 상식이 존중되는 사회, 대전의 미래 100년을 이끌 성장기반 마련과 함께 광역시 승격 이후 30년 세월 동안 잘 갖춰진 시스템이 원활히 돌아가도록 윤활유 역할을 해야 하는 막중한 책무가 주어졌다.

새해 사자성어도 자신에게 최선을 다하는 사람은 반드시 꿈을 이룬다는 `근자필성(勤者必成)`으로 정했다. 당면한 현안사업의 차질 없는 추진과 `2019 대전방문의 해` 준비 등에 매진하면서 특히 교통법규 지키기 등 작은 규범준수가 나를 지키고 사회 전체를 존립시키는 근간임을 일깨우는 `범시민 공동체문화운동`을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솔개는 사십년을 살고 나면 부리가 무뎌지고 발톱이 두툼해 지며 날개가 무거워져 날지 못하게 된다. 그러면 여섯 달 동안 산속에 들어가 부리와 발톱을 갈고 닦은 뒤 삼십년을 더 산다고 한다.

자동차 경주는 코너링에서 승패가 갈린다. 직선 주로에서는 누구나 빨리 달릴 수 있지만 곡선 주로에서 진정한 실력차가 드러난다. 코너를 빠르고 안정되게 돈 레이서는 직선 주로가 시작됐을 때 탄력을 받아 경쟁자와 격차를 벌인다. 경기가 좋을 때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도 살아남는다. 그러나 불황기가 왔을 때 한계기업은 사라지고 이 시기를 이겨낸 기업은 호황기가 왔을 때 탁월한 실적을 낸다. 위기를 겪어 봐야 진정한 실력이 판가름 난다는 얘기다.

알래스카 에스키모인에게 냉장고를 팔라고 하면 난감한 얘기처럼 들리겠지만 냉장고가 음식을 얼리는 것이 아니라 신선하게 유지시켜 주는 것이라는 시각을 바꾸면 가능한 일이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다.

주역에 동성상응(同聲相應)이라는 말이 나온다. 같은 소리는 서로 반응한다, 즉 개개인의 소리는 약하지만 그 소리들이 반응해 집단화 하면 엄청난 폭발력을 가진다는 뜻이다.

지난해 국내외적으로 경천동지와 같은 일들을 겪었다. 이것이 위기였는지 아니면 도약의 기회가 될 것인지는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확연히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올 한해 150만 시민 모두의 힘과 지혜를 모아 근자필성, 동성상응의 자세로 다함께 힘차게 뛰어보자. 이재관 대전시장 권한대행 행정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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