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을 연고로 한 스포츠구단이 내년에는 도약할 수 있을까. 최근 몇 년간 부진의 늪에서 헤맸던 만큼 감독 교체라는 배수의 진을 친 각 구단은 내년 시즌의 도약이 절실하다.

우선 가장 먼저 사령탑을 교체한 삼성화재 블루팡스는 감독 교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 프로 출범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이에 부담을 느낀 임도헌 전 감독은 지휘봉을 내려놓고, 신진식 감독이 선임됐다. 시즌이 시작한 후 성적은 기대 이상이다. 올 시즌 삼성화재는 1743일 만에 11연승을 달리며 단독선두를 유지하고 있고, 역대 최초로 2만 3000점을 돌파한 팀이 됐다.

가장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지만 가을 야구를 보여주지 못한 한화 이글스도 한용덕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며 도약의 발판을 마련중이다. 시즌이 끝나고 한화는 구단 프랜차이즈 스타인 한 감독을 영입했다. 구단의 내부 사정을 잘 알고, 경영진과도 소통이 잘되는 것이 강점이다. 경력면에서도 김태형 감독을 보좌하는 두산의 코치를 맡으면서 3년 동안 한국시리즈로 이끈 만큼 한화로서는 이만한 감독 후보를 물색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다만 팀의 재건과 분위기 쇄신이 급선무다. SNS 상에서 여성과 대통령 등을 비하한 김원석이 방출당했고, 안승민이 도박 혐의로 벌금을 선고받았다. 미야자키 마무리 캠프에 참석한 선수가 성추행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해 팀 주축이었던 윌린 로사리오는 일본행을 택했고, FA 상태인 정근우는 아직 한화와 계약을 하지 못한 상태다. 주축선수들의 나이가 많아 리빌딩을 진행해야 하는 시점인 만큼, 시즌 시작전 까지 한 감독의 고민은 쉽사리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이사와 감독을 동시에 교체한 대전시티즌은 무엇보다 내년 시즌이 기대된다. 지난해 K리그 챌린지에서도 최하위를 기록하며 시티즌은 여느 때보다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다만 김호 대표와 고종수 감독의 조합에 기대를 걸어볼 만 하다. 김 대표는 한국 축구가 자랑하는 명장이다. 여전히 그는 요즘에도 새벽까지 유럽리그를 살피며 현장감각을 놓지 않고 있다고 한다. 고 감독은 한국을 대표하는 축구스타였다. 선수로서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지도자의 길을 걸은 뒤로는 고등학교와 프로 구단을 넘나들며 수 년 간 지도자 경력을 쌓았다. 우선 대표와 감독을 동시에 교체하면서 그동안 멀어졌던 팬들의 관심이 어느 정도 돌아온 듯하다. 이제는 내년 시즌 준비를 통해 결과를 보여줘야 할 차례다.

대전 시민들은 그동안 `축구특별시민`, `보살팬` 등으로 불리며 스포츠구단에 특별한 애정을 쏟아왔다. 2018년에는 각 구단들이 팬들의 갈증을 풀어 줄 때다. 김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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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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