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1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를 장관으로 공식 임명했다. 이로써 문 대통령은 취임 후 195일 만에 18개 부처에 대한 첫 조각을 완성하게 됐다. 다만, 마지막 퍼즐였던 홍 장관에 대해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한 탓에 여소야대라는 국회 구도상 한동안 험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기에 앞서 홍 후보자에게 장관 임명장을 수여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야당의 반대가 있었지만, 정부 조각이 시급하게 마무리돼야 하고 중소벤처기업부의 갈 길이 아주 멀다는 사정을 감안해 야당도 양해해주길 당부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홍 장관이 지난 대선 때 경제정책 전반을 다 준비해주시고 특히 중소기업 정책을 책임지고 해주신 분이기에 아주 기대가 크다"고 호평했다.

문 대통령이 홍 장관의 임명을 강행한 것은 더 이상 조각의 완성을 미룰 수 없고, 특히 새롭게 출발한 중소벤처기업부의 수장을 장기간 비워둘 수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또 다른 후임을 찾기가 쉽지 않은 데다 홍 장관이 세금을 탈루하는 등 위법 사실이 없다는 점에서 이를 문제 삼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여곡절 끝에 조각을 마무리 했지만, 출범 후 195일 지각한 것은 역대 최장기 지각 조각이었던 김대중 정부의 `174일`에 비해서도 한참이나 늦은 것이다.

문재인정부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치러진 `보궐 대선`으로 탄생하면서 통상 2개월여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간이 없어 인사검증 등에 대한 어려움이 불가피했다지만, 첫 인선부터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첫 번째 인사였던 이낙연 국무총리가 부인의 위장전입과 그림강매 의혹, 아들의 병역면제 의혹 등이 커지면서 청와대가 야당과 국민에게 양해(?)를 구하고서야 임명될 수 있었다.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위장전입 의혹과 자녀의 이중국적 문제가, 송영무 국방부장관은 위장전입과 음주운전 무마 의혹 등이 불거져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불발된 채 임명되는 불상사를 겪었다. 문재인 정부 초대 내각의 마지막 퍼즐이었던 홍 장관도 `내로남불` 논란에 휩싸이면서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됐다.

안경환 전 법무부장관 후보자와 조대엽 전 고용노동부장관 후보자, 박성진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자진사퇴로 중도하차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개혁적 인물과 안정성 및 전문성 겸비한 인물의 병행 배치, 지역안배와 여성 발탁 등을 강조했지만, 문제점들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특히 대전·세종·충남지역 출신은 송영무 국방부장관 한 명 뿐이어서 지역차별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어렵사리 완전체 1기 내각이 출범했지만, 걸림돌이 만만치 않다. 마지막 퍼즐였던 홍 장관까지 국회의 동의를 얻지 못했던 만큼, 야당과의 관계개선이 쉽지 않은데다, 적폐청산에 대한 야당의 반발이 더욱 거세지는 형국이어서 곳곳에 전선이 형성되는 분위기다. 당장 이번 정기국회에서 내년도 예산과 개혁법안을 통과시켜야 새 정부의 개혁정책에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데, 야당의 협조를 구하기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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