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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일논단] 독도 새우와 한국 외교

2017-11-12기사 편집 2017-11-12 17: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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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는 전통적으로 국제사회에서 교섭을 통해 국가 간에 맺는 일체의 대외관계를 의미한다. 그러나 현대국가에서 외교의 의미는 단순한 교섭을 통해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국가 간에 일어나는 일체의 행위, 다시 말하면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국가 간에 일어나는 모든 행위를 포괄하는 의미를 갖는 것으로 점차 의미가 확대되고 있다.

외교의 개념이 확대되고 그 내용 또한 국가 간 행하는, 그리고 일어나는 일체의 행위도 외교적 행위로 인식되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포괄적인 외교에서 그 외교의 주체 또한 국가 지도자나 직업 외교관에서 개인, 단체 그리고 심지어 국가를 대표하는 모든 것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리고 공식적인 정상회담이나 장관급 회담 등을 통한 외교는 당연히 외교의 범주에 해당되는 것이고 민간외교, 공공외교는 물론 체육행사, 문화행사 등도 이제는 외교의 중요한 내용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만큼 국가 간의 행위의 범위와 내용이 확대되고 있고, 이와 함께 비공식적인 외교의 중요성도 확대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 주 우리에게 중요한 외교행사가 있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이 그것이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이 갖는 외교적 의미는 여러 가지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안보적으로 북한의 핵 개발과 지속되는 미사일 발사가 우리나라와 동북아시아, 더 나아가 세계질서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와 미국의 정상회담은 어느 때보다도 의미 있는 것이었다.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주요 의제가 갖는 의미와 합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우선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안보상황의 위중함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이뤄진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는 것이었다.

아울러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회연설 또한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는 것이었고 비록 안개라는 기상악화로 성사되지는 못했지만,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계획 역시 중대한 의미를 갖는 것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공식적인 외교행사 만큼이나 관심을 유발시킨 것이 있다. 바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한 공식 만찬에 등장한 '독도 새우'가 바로 그것이다. 공식 만찬의 주 메뉴가 아니라 공개된 만찬 식단의 한 모서리에 놓여 있는 독도 새우가 갖는 의미 때문이다.

사실 독도 새우는 그 존재 여부를 아마도 대부분의 국민들이 이번 만찬 식단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비로소 알게 됐을 정도로 우리에게 생소한 식재료이다. 그런데 이 독도 새우가 한국과 일본의 관계에서 중요한 의미를 만들어 낸 것 같다. 사실 독도 새우는 학술적인 명칭이 '도화 새우'라고 하지만, 독도 근처 심해에서 잡히는 새우는 크기와 맛이 색다르기 때문에 독도 새우라고 불린다고 한다. 이 '독도 새우'라는 명칭 자체가 갖는 함축된 의미에서 일본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고, 흔히 요즘 쓰는 말로 독도 새우가 일본에게 '의문의 1패'를 안겨 줬다. 말 그대로 '독도'가 우리 영토임이 분명하고, 그곳에서 잡히는 새우가 바로 독도 새우이기 때문이다.

이번 방한 중 트럼프 대통령은 국회연설에서 '힘'을 강조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힘은 군사적, 물리적 힘을 뜻한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외교에서의 힘은 단지 군사력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국력을 나타내는 모든 의미의 힘을 의미한다. 비록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방문에서 북한 핵문제와 미사일 개발, 그리고 한-미 FTA협정 재협상 논의 등 무거운 주제들이 논의됐지만 다른 한편에서 대통령 공식 만찬 메뉴 한구석에 그냥 조용하게 놓여 있는 독도 새우는 분명 외교적으로 단지 새우가 아닌 다른 의미를 상징하는 것이었고, 이런 의미에서 독도 새우는 또 다른 우리의 힘을 보여준 것이 아닌가 싶다. 이것이 의도된 것이든 아니면 우연이라고 하더라도 분명히 외교는 어떤 것을 강조하고 협상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와 같은 상징과 의미를 담는 것으로 또 다른 차원의 세련된 외교의 모습을 보여 준 것이 아닌가 싶다. 다만 이번 청와대 만찬을 통해 세상에 새롭게 알려진 독도 새우를 서로 맛보려고 해서 귀중한 수산 자원이 고갈되는 상황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박광기 대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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