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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일논단] 사상적 균형감이 필요한 때다

2017-10-22기사 편집 2017-10-22 13:5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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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시대에는 지식이나 정보가 일부 지성인들의 전유물이었다. 그래서 지식이나 정보를 얻을 때는 그것을 소유하고 있는 이들로부터 배우거나 전수받아야 했다. 스승, 사부, 선생, 교수, 사회지도층 인사, 지성인들이 바로 이런 이들이었다. 그들의 지도방법이 전수받는 이들의 사상 및 인성까지도 영향을 줬던 것은 대면교육의 특성이었다. 좋은 스승에서 탁월한 제자가 나올 수밖에 없었고 일류교육기관으로의 쏠림도 어쩔 수 없는 현상이었다. 교육과목뿐 아니라 가르치는 이의 사상도 피교육자에게 영향을 주는 것이 일반적 현상이었다. 교육하는 이들의 교육관, 역사관, 사상적 균형감, 국가관은 매우 중요한 교육자의 덕목이었다. 그들의 지식을 뒷받침하는 논리, 가설, 근거, 지식의 깊이, 정의는 한 지성의 값어치를 결정했다. 사회에서 필요한 지식과 정보가 소유된 일부 인들의 독점상태이다 보니 여러 부작용도 있었다. 어떤 이들의 지식과 정보의 가치가 천정부지로 치솟기도 했고, 그를 소유한 이들은 사회적 책임은 필연적으로 따랐으며 그것이 지성의 덕목이며 윤리였다. 그들의 윤리관과 국가관은 간혹 나라의 운명을 좌우하기도 했다. 따라서 이들의 지식의 분배와 공유의 방법은 사회를 이끄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었고 사회적 책임이 따를 수밖에 없었다. 이것은 지성의 의무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 펼쳐지고 있는 IT가 이끄는 '4차산업 시대'에는 지식의 분배와 공유가 찰나에 이루어져 세상 모두의 것이 되고 있다. 순식간에 지식과 정보가 세상에 유통돼버리는 시대에 이르렀다. 일개 개인이 지식을 나누어주던 시기보다도 오히려 지식과 정보의 학문적, 논리적, 역사적 근거 및 사상적 균형감은 더욱 중요해 졌다.

최근 연이은 북의 도발에 우리 국민들은 불안하다.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실험으로 도발하는 북한에 우리는 속절없이 당하고 있다. 이게 하루 이틀이면 참고 견디겠지만, 그렇지 않으니 심란하다. 서해해전이나 연평포격 때와는 다른 양상의 도발이며, 이에 대처방법이 불투명해 더욱 국민은 불안하다. 하지만 미국은 북의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신경 쓰여 초강경 대응이며 한반도의 긴장상태는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 B1B 랜서 폭격기의 위협비행이 있었고 핵추진 잠수함과 핵 항공모함이 들어와 한미 연합훈련을 하고 있다. 이례적으로 항모의 훈련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정부의 태도는 국민들의 불안감에 빗대면 너무 미온적이며 안이한 태도다.

이런 급박한 시기에 한 소설가가 6.25는 강대국 간의 대리전(froxy war)이었으며 또한 대한민국은 전쟁이 아닌 평화를 추구한다는 말도 덧붙여 NYT에 기고했다. 아직 휴전 상태로 끝나지 않은 6.25전쟁을 도발한 북에게 면죄부를 주자는 의도인지 불투명하다. 청와대는 의미 있는 의견이라며 SNS에 올렸다. 단편적으로 일개 소설가의 견해로 치부해 버릴 수도 있겠으나 청와대의 대응은 우려된다. 또한 지식인이나 유명인들의 편향적 의견과 사상적 색맹자들의 견해가 메스미디어를 도배하니 심히 우려된다. 내가 습득한 지적 자산이고 사상이니 내 맘대로 표현하고 행동하니 전혀 상관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자신의 지적 소유에 대한 편향적 표현은 이기적이며, IT세상에서의 지식과 사상의 편향적 독점은 고루하고 무책임하다. 그들이 이미 우리사회의 지성으로서 인정받고 있음이 더 두렵다. 특히 지금의 세상에선 지식을 선생이 가르치는 게 아니라 분배하고 공유하는 세상이라 모든 지식과 정보는 근거가 확실해야 한다. 건강한 사회는 지성의 적극적 사회참여와 건강한 지적 나눔에서 온다. 이런 논리로 대리전이라 말한 소설가는 그 근거를 확실히 해 기고했어야 했다. 자신의 글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상하고 단속했어야 했다. 그것이 사회에서 존중받고 존경받는 지성의 모습이며, 그런 이들이 많아야 건강한 나라가 됨을 알아야 한다. 색깔 짙은 색안경으로 동공이 뒤덮인 말이나 언행은 일시적인 착시현상을 유발할 수 있으나 미래에 다시 평가받아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사상보다 국민이며 사상 전에 안보다.



강명식 푸른요양병원장·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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