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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병배 칼럼] 모바일 지화(指禍)

2017-09-27기사 편집 2017-09-27 18:2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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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공주 출신 정진석 의원이 지난 25일 피소됐다. 전직 대통령 죽음을 가정사와 결부시키려한 페이스 북 글이 발단인 케이스로서 이름 붙이면 모바일 기반 SNS '지화(指禍)'다. 이 후과로 가벌성 판단이 불가피해 보인다. 향후 사실관계에 대한 항변권을 행사하더라도 혐의 부분을 배척할 방어논리 구축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을 듯하다.

정 의원은 구여권 시절 잘 나간 정치인에 속한다. 16대 총선을 통해 정치에 입문해 4선 중진으로 성장했다. 충청권으로 한정하면 손가락에 꼽히는 보수색채의 인적 자산을 구성한다. 그의 정치인생에는 선거 휴지기가 거의 찾아지지 않는다. 정치판에 뛰어든 이래 도합 7차례 선거를 치른 만큼 선거 공보물 등장횟수가 잦았다. 재보선 포함 6차례 총선에 나가 4승 2패를 기록했다. 한번은 충남지사 선거에 나섰다 패한 적이 있다. 합산 전적 4승 3패에 승패 마진 +1이다. 국회사무총장 경험도 쌓았다.

이런 정치약사를 보유한 정 의원이 이번 SNS 글을 격발한 것은 미필적이라 해도 엉뚱하게 날아간 언어 오발탄이다. 그 결과 무고한 탄착군을 형성시켰다. 수도권 선출직 단체장의 법적 공세가 거슬렸다면 그에 대응해나가면 족했을 법한데 일이 커졌다. 국지전이 진영 간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게 된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그래서 나온다.

문제적 언사가 이명박 대통령 시절 정무수석 경력과 일면 연관이 있을지 모르겠다. 18대 총선 때 지역구 공천을 못 받은 대신 비례대표 명부에 이름을 올려 당선된 그는 이후 2년이 지난 2010년 7월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기용돼 1년가량 일했다. 정무수석 전력을 대입한다고 해도 이번 사달의 맥락이 바로 풀리는 것은 아니다. 연역적 추리도,귀납적 추리도 여전히 마땅치 않다.

정 의원은 6명 정무수석 중 1명이었는데 그들 중 유일 현역 정치인이다. 정치 일선에서 복무하는 입장에서 현 사정정국 전개에 대한 위기의식이 강제한 정무적 감성이 과잉 분출된 것은 아닐까 하는 가설이 세워지는 지점이다.

정무수석 자리라는 게 새삼 묘하게 느껴진다. 그 사정을 속속들이 알 길은 없으나 일반론적 경험칙을 말한다. 청와대에는 여러 수석 편제가 작동한다. 정무수석은 말 그대로 정무 분야로 통칭되는 대(對)여야관계 대응이나 관련 정보 등을 취합·판단함으로써 대통령 국정행위를 보좌한다. 다시 말해 정치권과의 소통기능을 담당하는 상설 채널에 해당한다. 다만 한 가지, 정무수석도 사람 나름이고 특히 대통령과 공유하는 사안이 많거나 직접 메신저로서 힘이 실리면 얘기가 달라질 것으로 여겨진다.

정무수석 영역은 관장 사무에 대한 경계에도 크게 구애받지 않는 편이라 할 수 있다. 명확히 구획된 행정·정책 사무 부담 측면에서 운신의 폭이 넓어지는 것으로 이해된다. 이에 따른 여백을 대통령과 공유하는 장면을 연상할 수 있겠고 때문에 그때그때 대통령 고급 관심사항을 우월적으로 획득할 개연성이 높다는 추론에 다다른다. 정 의원의 경우 이렇게도 독해되는 권력 역학관계에 근접해 있었는지 여부는 드러난 게 없다.

9년 보수 정권에서 각각 6명씩 모두 12명의 정무수석이 배출됐다. 두 정권을 통틀어 정 의원은 네 번째 승계주자였다. 이 전 대통령 시절을 보낸 6명은 대체로 건재한 반면 후임 정권 4년을 분절해 일했던 6명 중 2명은 신고를 겪고 있다. 그중 홍일점 정무수석이었던 이는 대통령 탄핵 사태로 직격탄을 맞아 비운의 수석으로 추락한 지경이다. 피(被)탄핵 정권과 그 전임 정권은 상당기간 앙숙지간을 방불케 했다. 그러다 정권교체 이후 적폐 대상으로 한 묶음 규정됐고 이제는 동상이몽을 넘어 동병상련 처지로 내몰린 형국이다.

현재 정권은 지금 전방위 반부패 드라이브의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이 같은 격동 정국 속에 정 의원은 SNS 글로써 상대진영을 향한 대칭적 척후를 자초한 격이 됐다. 군에서 쓰던 말로 중간만 가면 크게 탈이 날 일이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굳이 무리수 카드로 맞받았다. 처한 형세적 국면이 심상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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