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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 니코틴 살인

2017-09-14기사 편집 2017-09-14 17: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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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활 속에서 니코틴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바로 담배다. 담배 겉표지를 보면 니코틴 함량이 표기돼 있다. 무색 액체 형태를 띠는 니코틴은 쌍떡잎식물이 생산하는 화합물인 알칼로이드의 일종이다. 주로 담뱃잎이나 토마토, 감자와 같은 가지과 식물의 잎에서 발견된다. 과거에는 살충제로도 사용됐다고 한다.

추리소설의 여왕이라 하면 많은 사람들이 애거서 크리스티를 떠올릴 것이다. 그의 수 많은 작품 중 하나인 '3막의 비극'을 보면 제목에서도 추론할 수 있듯이 끔찍한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첫 번째 막에서는 한 목사가 파티중에 죽게되고 두번째 막에서는 정신과 의사가 죽게되며 세 번째 막이 오르고 병원에 있는 한 여자가 살해된다. 살인범이 살해 수단으로 사용한 것이 바로 니코틴이다. 니코틴의 독성은 아주 강하다. 그 만큼 위험하다는 것이다. 실제 19세기 유럽에서 니코틴으로 사람을 독살한 사건이 있었다. 1850년 벨기에의 보카르메 백작이 가족의 유산을 모두 상속 받은 여동생을 살해하기 위해 저녁식사에서 먹인 독극물이 바로 니코틴이었다.

추리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살인 수단인 니코틴 살인이 현실에서도 벌어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의정부지방법원 형사합의11부는 지난 7일 부인이 내연남과 짜고 니코틴 원액으로 남편을 살해한 이른바 '니코틴 살해' 사건에서 유죄를 인정, 무기징역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범행 동기와 방법 등이 비열하고 범행을 모의해 죄책 또한 무겁다. 반인륜성 범죄로 비난 정도가 크다"며 "참작 여지없이 사회와 영구 격리해야 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이 사건을 남편의 재산을 노린 부인 A씨가 내연남 B씨와 짜고 치밀한 계획을 세운 뒤 벌인 살인 사건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도박에 빠져 신용불량자가 된 내연남 B씨가 범행을 주도적으로 계획한 것으로 판단했다. 검·경찰은 시신 부검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 남편의 몸에서 치사량인 니코틴 1.95㎎/ℓ와 수면제 성분인 졸피뎀이 발견되자 본격 수사에 나섰고 이후 니코틴 중독에 의한 사망 사건으로 보고 이들을 구속했다.

인터넷이나 담배 등 일상 생활에서 어렵지 않게 구매하고 접할 수 있는 니코틴으로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세상에 살고 있는 현실이 참 무서울 따름이다.

황진현 천안아산취재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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