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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병배 칼럼] 공주대 총장 경우의 수

2017-08-30기사 편집 2017-08-30 18:3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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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 국립대 총장 임용제도 개선책이 제시되면서 최장기 총장 부재 상태에 있는 공주대 사태가 어떻게든 결말이 날 듯하다. 대통령 임용 직전 행정 행위인 교육부 장관 제청 단계에서 제청 거부라는 임의의 병목구간에 막혀 있는 형국이었는데 새 정부에서 이를 제거키로 결심한 데 따른 긍정효과다. 상급관청의 불합리한 근태로 허송한 세월을 보상받으려면 공주대 입장에선 구상권이라도 청구해야 할 판이다.

어쨌든 막혔던 어혈이 뚫리게 된 것은 사실이며 그와 동시에 이제 문제 해결을 위한 공은 공주대로 넘어온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공주대를 특정해볼 경우 얽히고설킨 실타래가 일거에 풀릴지 여부는 확신하기 힘들 것 같다. 대학 안팎의 사정을 감안했을 때 몇 가지 경우의 수가 상정된다. 옵션이 여러 개임을 뜻하고 대학구성원들 총의가 어긋나거나 호·불호가 갈리면 이런 상황은 종종 일을 꼬이게 만들기 십상이다. 시쳇말로 표현하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것이다.

경우의 수 1은 총장 임용 추천 1순위 후보자 A교수와 관련된다. A교수가 전임 정부 교육부에 의해 임용제청 거부를 당하지 않았으면 그는 지금 임기 4년차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었을 을 터인데 무슨 미운 털이 박혔는지는 모르나 임명장을 쥐지 못했다. 문제는 A교수가 기상회생한 것인지에 쏠린다. 법리적으로 그는 권리구제를 받지 못했다는 것이 1, 2심 행정 재판부의 판단이다. 이렇듯 법리 싸움에서 우세한 국면에 있는 것은 맞지만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지역시민단체와 총동문회, 대학내 일단의 교수회원들이 새 총장을 직선으로 다시 뽑자는 주장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 경우의 수 2는 2순위 후보자 B교수의 대체재 부상 가능성 부분과 연관이 있다. B교수는 2014년 3월 당시 총장 후보 간선 투표 차점자 지위에 있다. A교수 피추천권에 대해 대학구성원들의 부동의 정서가 확장성을 띠게 되면 운신의 공간이 생길 수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여기에 선순위 후보자에 대한 교육부 및 청와대 라인의 심사 또는 검증 향배도 B교수의 희망적 사고와 맞닿아 있는 접촉면이라 할 수 있다. A 교수, B교수 누가 됐든 간선제에 의한 총장 임용 피추천자 자격이 전제돼야 함은 물론이다.

두 사람을 외부의 관점에서 저울질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그들은 총장직을 다툰 라이벌 사이였고 만 41개월이 지난 지금도 일면 동병상련의 처지에 있는 부분을 부정하기 어렵다. 한 겹 벗겨서 보면 그럼에도 불편한 관계다. 한명은 '순임(順任)'을 고대하고 있는 반면에 다른 한명은 '역임(逆任)'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가늠된다. 공주대 총장직을 놓고 이런 경합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것도 드문 일이자 묘한 역설이라 할 것이다.

남은 경우의 수 3은 A·B 양인의 현재적 지위를 대학구성원들 집단이성으로 배척하는 상황으로 좁혀진다. 시간이 상당히 경과한 만큼 사정변경의 논리에 기반해 재설계된 직선제 판을 다시 깔아버리는 것을 말하며 맥락적인 면에서 조금 복잡하다. 이 또한 궁극적으로 공주대가 극복해야 하는 숙제의 영역에 속한다. 당초 질서를 존중하는 것도 방법이고 여의치 않다는 공론이 우세하면 게임의 룰을 수정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대학 총장 추천 임용제청과 관련한 제도적 장치 문제는 무엇이 맞고 무엇은 틀리다 하며 이분법 논리로 접근해서 좋을 것은 없다. 간선제든 직선제든 일장일단이 있기 마련이고 또 그런 토양 위에서 우리 대학들은 두 방식을 두루 경험해온 터다. 결국 공주대 총장 공백 사태를 해소하려면 대학사회 차원의 합리적이고 합목적적 중지를 모으는 일에 속도를 높여나가야 한다. 총장 추천제도는 수단이고 도구일 뿐 본질은 합당한 재목을 발굴해 대학발전의 선봉에 서게 하는 데 있다.

공주대에 요구되는 총장 리더십 적격자를 찾기 위해선 진입 장벽을 과도하게 높여선 곤란하다. 룰에 너무 얽매이게 되면 대학 내부자들 리그로 전락하는 수가 있다. 요컨대 '디테일의 늪'에 빠지지 않는 게 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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