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일정으로 현재 중국에서 체류 중이다. 충칭 아침뉴스에서 무인편의점의 등장을 인상적으로 전하는 소식을 보았다. 중국도 청년 실업문제는 두통거리이고 공무원 채용시험 경쟁률이 우리보다 못하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무인편의점의 등장을 전하는 소식은 잿빛 같은 것이었다.

매일 아침뉴스를 보는데 한국 내용은 없다. 결국 인터넷을 통해 보는데, 한국에서 들려오는 소식도 폭우참상에다 어려운 현실이라는 인상을 주는 것들이다. 밖에서 보는 시각이 더 정확할지도 모른다. 세계 2대 강국으로 모든 면에서 굴기를 추구하는 중국에 비하면 우리의 시계는 제자리에서 맴돌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최저임금 인상에다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함께 청년 취업률 제고는 현재 국내에서 모두가 해결해야 하는 현안이기도 하겠지만 서로 상충되는 문제들이라서 아마도 큐빅 맞추기에 비유될 수 있는 난제들로 보인다. 최저임금과 일자리 동시 해결은 저울추의 평형을 잡는 것과 같은 과제로 실로 쉽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자칫 다른 실패사례처럼 옥석동쇄(玉石同碎)로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떨치기 어렵다. 이 과정에서 집단별로 자신이 소속한 집단의 이익만을 내세우는 것은 결국 전체를 소홀히 해 실패로 가는 우를 보이는 것이다. 모두가 한걸음 물러나 전체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세월호 참사는 자신의 이익만을 위한 집착에서 비롯된 것임을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그 같은 우를 다시 범하지 않아야 하는 노력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러한 참상은 반복될 것이다. 최저임금이 인상되어 시행되면 어려움 속에 사업을 해야 하는 입장도 있고, 그것도 부족한 입장도 있을 것이다. 비정규직 활용이 필요한 입장도 있고, 하루라도 조속히 정규직으로 가려는 입장도 있을 것이다. 더 좋은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 입장이 있는 반면, 정년 연장을 원하는 입장도 있고 경영을 위해 일자리를 줄여야 하는 입장도 있을 것이다. 모두가 같은 하나의 배안에서 다른 문제를 갖고 있는 셈이다.

예전에 중국에 오면 TV 방송에서 한국드라마나 한류 광고 등으로 적어도 한국인으로서 긍지를 가질 수도 있는 분위기였지만, 지금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 사드 탓으로 냉랭한 한중관계로 한국인들도 오지 않으니 거리에서 한국인을 보기도 어렵지만 한국을 인지할 수 있는 것들은 아무것도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모든 면에서 굴기를 외치며 앞서나가는 중국에 비해 우리는 열강 속에서 존재감이 약해져 가는 그런 나라로 되어가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한류에 열광하던 이들의 기억 속에서 우리가 점점 잊혀져 가고 한국인으로 알아주는 것도 꺼려지는 분위기로 느껴진다. 한국인으로서 중국의 굴기를 보면서 두렵기도 하고 우리의 현실이 안타까운 상황이다. 하여간 자랑스런 선진 한국과 상생우호발전하는 한중관계의 미래를 보고싶다. 문중원 중원노무법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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