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전부터 우리는 어떤 기념이 될 날에는 의미를 부여하고 날짜를 세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지난 5월 9일 우리는 대통령 선거를 했고, 바로 그 다음 날 바로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다. 그리고 이제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 후 3주째를 맞고 있다.

그런데 지난 3주간의 문재인 정부는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던 사람들은 물론이고 반대를 했던 사람들에게도 적지 않은 감동을 주고 있고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우선 대통령이 확정된 직후 국회를 찾아 각 당 대표를 방문한 것도 그렇고, 사정이 사정이다 보니 이해는 가지만 그래도 역대 대통령과는 다른 소박한 국회내 취임식도 그랬다. 그리고 청와대에서의 생활이나 대통령의 행보는 사실 우리가 기대한 그 이상이었다.

하지만 곰곰이 따져보면 문재인 대통령의 행보나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은 사실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 대통령이 직접 기자회견을 하고 국민에게 설명하고, 비서진과의 격의 없는 대화나 회의도 당연히 문재인 대통령의 스타일이 맞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대통령의 당연한 모습을 우리는 그 동안 볼 수가 없었다. 적어도 박근혜 정부에서는 말이다. 지난 박근혜 정부를 `불통의 정치`라고 하지만 정말 해도 해도 너무 했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의 행보는 더 파격적이고 더 신선하고 더 새롭게 느끼게 되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연한 것을 당연히 하는데도 말이다.

그래서 인지 문재인 정부에 대한 국민의 지지는 역대 어떤 정부보다도 높다고 한다. 국민의 정부에 대한 지지는 국민이 느끼는 대통령에 대한 감성이 `군림하는 대통령`이 아닌 정말 `우리의 대표`로 스스로를 낮추는 모습을 보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문재인 정부의 정책 평가가 실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말이다. 이유가 어찌 됐건 문재인 정부의 지난 2주는 정말 신선하고, 바로 이것이 대통령의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그러나 지난 주말 문재인 정부의 첫 번째 국무총리 지명자에 대한 국회청문회 보고서 채택이 무산됐다. 물론 아직 물 건너 간 것은 아니지만 후보자의 위장전입 문제로 일단 발목은 잡힌 것이 분명하다. 아마도 국민이 느끼는 새로운 정부에 대한 느낌과 국회에서의 검증문제는 별개인 모양이다. 특히 공직자의 도덕성은 반드시 확보되고 검증돼야 하니 말이다. 그래야 국민이 설득할 수 있고 투명한 정책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러니 지난 2주간의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가 아마도 3주째가 되면서 조금은 변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과연 문재인 정부는 어떻게 될까?`라는 우려와 걱정이 들기도 한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국민의 지지가 높아지는 현상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도 한다. 물론 이번 미국 트럼프 정부와 같이 예외는 있지만 말이다. 그런데 그 새 정부에 대한 환상이 무너지기에는 또한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고도 한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문재인 정부의 지난 2주간과 앞으로의 남은 시간을 비교해서 이만 저만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우리는 지난 박근혜 정부를 겪었던 기억이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앞으로의 우려와 걱정은 여려가지 원인에서 찾을 수 있다. 여러 가지 원인 중에서 단순하게 두 가지만 생각해 볼 때, 먼저 단순히 문재인 정부, 더 구체적으로 대통령이 보여준 지난 2주간의 모습과는 다른 태도를 보여 국민들과 멀어지게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또 대통령보다는 정치권의 이해와 갈등에 따라서 정부를 흔들고 대통령에 대해 협치를 방해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어떤 경우라도 만약 이런 상황이 초래된다고 하면 국정의 혼란이 올 수도 있고 국민적 갈등이 올 수도 있다. 그러나 국민은 이런 갈등상황보다는 대통령이 지금까지 국민에게 보여준 시원함과 같이 정치에서도 그런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3주째를 맞는 문재인 정부가 보여 줄 것은 정치에서의 정상화가 아닌가 싶다. 박광기 대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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