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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 소나무

2017-05-02기사 편집 2017-05-02 16: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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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는 신생대에 우리나라에 출현해 우리 민족과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다. 길고 긴 시간 희로애락을 함께 하면서 우리 곁에서 한 번도 떠난 적이 없는 민족의 나무다.

소나무는 한국의 나무 중 유일하게 탄생설화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소나무를 줄여 '솔'이라 부른다. '으뜸'이라는 뜻이다. 소나무를 의미하는 한자 송(松)은 목(木)과 공(公)을 합한 형성 문자다. 중국의 진나라 때 만들어졌다. 중국 최초의 황제인 진시황제는 어느 날 산동에 위치한 태산에 올랐다가 소나기를 만났고 갑자기 내린 비라 피할 곳이 마땅하지 않는 터에 인근의 나무에 들어가 비를 피했다. 소나기가 그치자 진시황제는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그 나무에게 '오대부' 벼슬을 내렸다. 진시황제가 벼슬 내린 그 나무가 바로 소나무이다. 소나무는 십장생의 하나로 장수를 나타내며 꿋꿋한 절개와 의지를 상징하기도 한다.

소나무는 민족과 아픔을 공유하고 그 대가로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기도 했다. 일본이 일제강점기 말기(1941-1945)에 한반도 전역에서 송진을 강제로 채취했다. 일본은 강제로 마을주민들에게 소나무 밑둥치에 상처를 내고 닥치는 대로 송진을 뽑아내도록 했다. 일제강점기 전쟁물자인 송탄유를 만들기 위해 민족의 나무에 V자 형태의 지울 수 없는 상흔을 냈다. 한민족의 정신을 무참히 짓밟은 것이다.

이러한 역사의 상처를 후세에 전하기 위해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우리나라 전역의 송진 채취 흔적이 남아 있는 소나무 서식지를 산림문화자산으로 등록을 추진, 송진 채취 피해목의 역사적 가치를 기록문화로 남길 예정이다. 전국 34개 지자체 40개소에 분포돼 있는 송진 채취 피해목이 겪은 알려지지 않은 아픔을 이제라도 알리기 위해서다.

민족의 얼을 대신한 소나무. 애국가 2절에도 '남산 위에 저 소나무'라는 구절이 나온다. 역사의 모진 시련을 굳세게 견뎌낸 불굴의 정신과 기상을 표현한 것이다.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오늘까지도 전국 40개소의 소나무 숲에는 일본의 수탈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그날의 민족의 아픔과 상처를 소나무는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황진현 천안아산취재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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