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대세론이 안희정 후보의 안방에서도 확인됐다. 민주당 텃밭인 호남경선에서 압승을 거뒀던 문 후보는 29일 충청권 경선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비록 과반을 넘기지는 못했지만, 안 후보의 홈그라운드에서조차 승리함으로써 결선투표 없이 본선에 직행할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안 후보는 호남에서의 참패에 따른 문 후보와의 격차를 줄이기는 했지만, 안방에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막판 극적인 드라마를 만들기는 더 힘겨워졌다. 다만 충청권에서도 조직력은 문 후보가 우위에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선전을 거뒀다는 평가도 적지않아 실낱 같은 가능성을 이어갈 수는 있게 됐다.

문 후보는 29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제19대 대선 민주당 후보 선출을 위한 충청권 경선 결과 6만 645표를 얻어 득표율 47.8%로 2연승을 질주했다. 안방에서 역전을 노렸던 안 후보는 4만 6556표(득표율 36.7%)로 2위를 차지했다. 이재명 후보는 1만 9402표(득표율 15.3%), 최성 후보는 196표를 얻었다.

문 후보는 현장투표소투표와 ARS투표, 순회투표 등 모든 면에서 2위인 안 후보와 10%포인트 내외의 격차를 유지했다.

이로써 이번 민주당 경선의 최대 승부처였던 호남과 충청을 합친 지지율 누계로는 문 후보가 55.9%로 과반을 기록했다. 안 후보는 25.8%, 이 후보는 18.0%를 각각 차지했다.

개표직후 문 후보는 "충청에 아주 좋은 후보가 있는데도 정권교체라는 큰 대의를 위해 저를 선택해주신 충청인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정권교체를 약속했다.

그는 압도적인 득표율 때문에 본선흥행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 "정권교체 이후 대한민국을 제대로 개혁하려면 압도적인 대선승리가 필요하고, 그 힘은 압도적인 경선승리에서 나온다"며 결선투표 없이 본선에 직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안 후보는 개표결과가 발표된 뒤 지지자들에게 "낡은 정치 우리는 깨부수고 있다. 이 길의 끝까지 저와 함께 가시겠느냐. 저는 끝까지 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장 지고 이기는 것에 상관없이 우리는 해야 할 이야기가 있어 모인 것이지 않냐"고도 독려했다.

한편 반환점을 돈 민주당 경선은 오는 31일 문 후보의 고향인 영남권에 이어 다음달 3일 강원과 제주를 포함한 서울·수도권에서 각각 진행된다. 권역별 경선결과 문 후보가 과반을 넘길 경우 민주당 후보로 확정되며, 과반에 못 미치면 4월 8일 2위 후보와 결선을 치르게 된다. 서울=송충원·인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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