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웍스

모든 명사에는 고유한 뜻이 있다. 하지만 세상이 복잡해지며 여러 의미를 가지는 단어들이 생겼다. 바로 디자인, 비즈니스, 경영 그리고 생각이다. 디자인이라는 말에는 설계나 도안 같은 결과물도 있겠지만 무엇인가를 구체화시킨다는 의미도 담겨있다. 평면에서 입체로, 일하는 방식에서 생각까지도 모양을 잡아나간다는 뜻이다.

비즈니스는 목적과 계획을 가지고 어떤 일을 체계적·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경영한다는 말도 비즈니스를 운영한다는 의미와 더불어 시대에 맞게 변화시키는 것을 내포하고 있다. 집을 지어 올리면서 모양을 갖춰나가는 것처럼 구체화되는 과정에는 사람들의 생각이 들어간다.

비즈니스 디자인, 디자인씽킹, 디자인경영, 비즈니스 모델 디자인 등 다양하게 결합돼 활용되는 이 개념은 보는 이에 따라 인식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새로운 아이디어나 사업, 상품을 만드는 사람 등 다양한 집단이 이 개념을 수행하고 또 발전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이 책도 그것의 한 종류라고 볼 수 있다.

`디자인웍스`에는 토론토 경영대학원 소속의 디자인 센터가 2005년 P&G를 시작으로 여러 기업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만든 비즈니스 디자인의 프레임워크와 기법을 담고 있다.

여러 사례가 만들어낸 이 개념은 고객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혁신적인 고객 경험을 창출하고, 차별화된 전략과 명확한 실행계획을 설계함으로써 기획자와 마케터의 고민을 덜어준다.

또 단기적으로는 개인과 팀의 능력을 극대화하고 장기적으로는 조직 문화를 바꿔 기업의 혁신적인 면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사회가 풍요롭고 복잡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사업을 기획함에 있어서도 단순 나열식의 텍스트로는 명확한 목표와 활동을 제시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게다가 여러 지식이 한꺼번에 필요하고 고민의 깊이도 달라져야 한다. 하지만 이를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이론이 정립돼 있지 않다. 경영사상가 50(thinkers 50) 상위에 랭크돼 있는 캐나다의 로저 마틴 교수의 `디자인씽킹`, `비즈니스 디자인`이라는 개념이 각광을 받은 바 있지만 실제 사례와 방법론은 아직 자세히 알려진 바가 없었다.

비즈니스 디자인은 디자인과 경영의 오묘한 결합이기도 하다. 새로운 디자인의 제품을 만들라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요구를 이해하고 시각화하는 과정에 디자인적 요소가 많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디자인, 기술, 기계 등 함께 협업해야만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경영을 배운 사람이 아니더라도 이 과정에 참여하는 것은 충분히 재미있는 경험이 될 수 있다.

특히 세상이 말하는 창의, 혁신, 창조의 개념들을 가까이에서 만져볼 수 있다는 것이 비즈니스 디자인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하겠다.

이 책은 비즈니스 디자인을 이해하고 실행하며 자신의 사업과 조직을 발전시켜가는데 그 발판이 돼 줄 것이다.박영문 기자

헤더 프레이저 지음·주재우·윤영란 옮김/ 이콘/ 352쪽/ 1만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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