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거리를 누비는 사람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증강현실(AR) 게임인 포켓몬 고를 하면서 포켓몬을 사냥하고 다니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급기야 포켓몬 좀비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최근 대전에서 포켓몬 고를 하던 운전자가 교통사고를 낸 사례가 발생했다. 국내 처음이라고 한다. 지난 7일 오후 10시 10분쯤 대전 서구 도안동 일대 편도 1차로 도로에서 승용차를 운전하던 A(31)씨는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 B(33)씨를 들이받았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포켓몬 고 게임을 하면서 운전을 하던 중 스마트폰 화면에 뜬 포켓몬을 잡으려다 보행자를 보지 못하고 사고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고로 B씨는 전치 2주 부상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포켓몬 고 국내 출시와 함께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각종 사고 발생 등 사회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대전에서는 대전시청, 충남대, KAIST(한국과학기술원) 등이 포켓몬 성지로 부상하면서 포켓몬 고를 즐기는 이용자들이 몰렸다. 이로 인해 인근 도로는 주차난으로 운전자들이 통행에 불편을 겪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포켓몬 고 열풍에 기자도 직접 해봤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포켓몬 고 게임에 푹 빠질 것 같아 자제하고 있는 중이다. 매일 포켓몬 고를 하는 지인들에게 물어보니 운전 중 포켓몬 고 사용을 모두 해봤다고 한다. 차량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포켓몬 사냥이 수월하다는 것이다.

경찰은 운전 중 휴대폰 사용에 대한 집중 단속을 펴고 있지만 포켓몬 고 게임 사용 적발은 쉽지 않다. 단속 이외 별다른 대책이 없다 보니 운전 중 포켓몬 고 사용은 자칫 대형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사실 포켓몬 고 게임을 이용하는 이들이 먼저 조심해야 한다. 스마트폰에 빠져 외부와의 소통이 단절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스마트폰 지도를 보며 포켓몬 고 게임을 하며 운전하던 중 교통사고를 낼 수 있고, 포켓몬을 잡는데 집중해 경적을 울리며 다가온 차량을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 포켓몬 사냥에 하루종일 거리를 배회하지 말고 증강현실과 현실세계를 구분하자. 취재2부 김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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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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