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한 씨앗
이 책은 `씨앗은 생명의 근원이며 우리를 더 높은 자아로 연결해주는 존재`라고 말한다. 씨앗은 생명과 생명 사이를 이어주며 죽음을 넘게 해주는 다리가 되기 때문에 신성한다는 것이다. 씨앗은 모든 음식의 시작이기에 음식 역시 신성한 것이다.
이 책은 지구 민주주의가 진정으로 의미하는 바를 구현하고 있다. 기독교, 카톨릭, 동방정교, 유대교, 수피교, 힌두교와 요가, 티베트불교, 선불교, 도교, 아프리카와 아메리카 전통 공동체의 스승들과 다양한 영성 지도자들이 책의 필자 들이다.
이들은 유전자 조작으로 만들어진 오염된 생물체가 억겁의 세월을 통해 진화한 신성한 씨앗을 파괴하는 현실을 안타깝게 바라보며 반성과 사색, 간절한 기도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씨앗은 자연의 이치와 같기 때문에 그것에 맞서 싸우는 것은 자연의 법을 어기는 것일 뿐만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공존에 해를 가하는 것이다. 씨앗의 중요성과 그 의미 등에 비춰본다면 토종 씨앗은 지구에 다시 생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존재이다.
그만큼 이 책에는 모든 종교와 전통 지혜가 전하는 `씨앗의 신성함`에 관한 가르침이 간소하고 아름다운 에세이로 담겨있다. 또 에세이들과 조화를 이루는 씨앗 사진들은 독자들에게 감상의 즐거움을 더해주는데 충분하다. 수 천년 간 이어져 온 인간의 지혜가 담긴 씨앗에 대해 무관심했던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박영문 기자
골든 수피 센터 엮음·반다나 시바 서문·정홍섭 옮김/ 좁쌀한알/ 208쪽/ 1만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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