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보기에 매혹적일지라도 그 속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왠지 정나미가 떨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구촌 최고의 야경명소로 회자되는 도시 중에서도 그러한 곳이 적지 않다.

`세계 야경 명소 베스트 5`에 회자되는 도시 중에서 카지노 관광의 도시 미국의 라스베이거스를 제외하고는 예외 없이 낭만과 유람의 터전인 바다 또는 강을 끼고 있다.

한 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세계 최고의 야경으로는 단연 `황홀한 체험`의 대명사격인 홍콩의 빅토리아 피크에서 내려다보는 항만 일대와 침사추이 번화가의 야경이 꼽혔다. 언제부턴가는 중국의 눈부신 경제발전의 메카 상하이를 관통하는 황푸 강 양안의 와이탄 구시가지와 푸등 신시가지의 눈부신 야경도 베스트 명소로 입소문을 타기도 했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홋카이도(北海道) 남단에 위치한 항구도시 하코다테(函館)의 산정(山頂)에서 조망하는 항만 일대 시가지 야경과 간사이 지역 오사카 인근 항구도시 고베(神戶) 항만일대 야경을 으뜸으로 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현대 도시적 면모와 색체가 짙은 곳의 야경은 오랜 세월에 걸쳐 잔잔하면서도 은은한 감동을 선사하지는 못한다.

도리어 강폭이 그다지 넓지 않은 강줄기의 양안 지역에 역사적 건축물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는 유구한 역사의 유럽도시 야경이 더 매혹적이고도 호소력 있게 여행자의 마음 깊숙이 파고든다. 중세유럽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동유럽의 보석` 체코 프라하의 블타바(몰다우) 강 일대, `예술의 도시` 프랑스 파리 센 강 일대, 그리고 `도나우 강의 진주`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도나우 강 일대의 야경은 진정한 의미의 세계 3대 야경으로 손색이 없다. 그 중 가장 압권은 도나우(다뉴브) 강을 가로지르는 세체니 다리, 옛 부다 왕궁 일대 그리고 페스트 지역의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네오고딕 양식의 의회건물 `헝가리국회의사당`으로 대변되는 부다페스트 양안 일대 야경이다.

이들 유럽 3대 야경의 정취를 만끽하려면 일몰시간을 전후로 유람선을 이용하는 게 제격이다. 예컨대 부다페스트의 경우 동절기에는 오후 4시 `칵테일 엔 비어 크루즈`를, 하절기에는 오후 7시의 `와인 크루즈`를 이용하면 가장 멋진 야경 관람의 삼매경에 푹 빠질 수 있다. 신수근 자유여행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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