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지역 리서치 프로그램 결과보고전 >> 27일까지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

'2016 지역 리서치 프로그램 결과보고전'이 10일부터 27일까지 대전 중구 대흥동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에서 진행된다.

2016 지역 리서치 프로젝트는 잠재돼 있는 대전의 문화적 자산을 예술가의 시각으로 투영해 대전의 예술적 가치를 모색하고 지역의 예술가들에게 창작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전시회에는 지난 5월 공모를 통해 최종 선발된 배상순 작가와 비기자 팀(이재환·최선영)이 잊혀진 대전의 옛 모습을 조명한다.

배 작가의 전시 제목인 '평행선_불가근불가원'은 대전 동구 소제동의 관사촌이 1905년 역사적인 경부선 철도 개통과 함께 만들어진 도시라는 사실, 그가 만난 사람들이 모두 철도와 얽힌 개인사를 가진 점이 반영된 것 외에도 중의적 의미를 갖는다.

한일 관계 또한 오랜 기간 평행선을 달려왔고, 두 나라의 오랜 역사와 지정학적 관계는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혹은, 가까워서도 멀어서도 안 되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이 프로젝트는 지금까지 일부로 외면되어 오거나 부분적으로만 인정되어 온 대전의 근대에 접근하는 것이다.

소제동은 애초 소제호라는 호수가 있던 자리였지만, 철도가 발달함에 따라 그곳은 철도 관련 종사자들을 위한 관사촌으로 형성되기도 했고, 해방 이후 그곳에 살던 일본인이 쫓겨나고 대전지역 부유한 사람들의 동네였다가 차츰 쇠퇴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이번 전시는 일제강점기 시대 대전 소제동에서 태어나거나 거주했다가 광복 이후 일본으로 돌아간 이들을 찾아 그들이 기억하는 대전에 대한 이야기를 지난해에 이어 더욱 심도 있게 작업했다.

비기자 팀은 대전형무소를 바탕으로 한국전쟁 당시 일어났던 사건들을 리서치하고 놀이 방식의 설치물로 작품을 발표한다.

리서치는 조사, 연구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예술적 맥락으로 시도 가능한 리서치는 어떤 정보나 이론을 '알아내는 것', '알게 되는 것'과는 다른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정보의 이해나 해석 이전에 예술가로 살아가고 있는 한 개인이 그 주제에 왜, 어떻게 다가서려 하는가를 스스로 되짚어보는 것에서 그 방향을 찾고 있다.

비기자 팀은 프로젝트의 과정을 통해 다양한 학자, 연구자, 활동가, 사건 당사자 유족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각기 다른 입장을 확인하고 있지만 그것을 비기자의 가치관에 따라서가 아니라, 기록된 키워드들로 분류해 작품으로 펼쳐 보인다. 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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