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모 상담을 하다 보면 자녀를 둘 키우는 집안의 아이들이 서로 자주 싸운다는 고민을 많이 듣게 된다. 40대 중반의 남성 B의 경우는 첫째 아이의 체면을 살려주기 위해 대부분 큰아이의 편을 들어주고 있었다. 이런 경우 작은아이는 항상 아빠가 형 편만 들어 주는 모습을 보며 `동생으로 태어난 게 죄야?`라고 생각하고 형제간의 서열에 대한 불만을 가질 수 있다. 자연스러운 서열 관계에 대해 불만을 가지게 되면 이 아이는 성인이 되어 누구나 따르는 사회규범, 질서, 서열에 대한 반감을 가질 수 있다.

반대로 큰아이는 부모가 자신의 편을 들어준 당시는 행복한 마음을 갖지만 또 한편으로는 부담감이 생긴다. `형이기 때문에`라는 부담감은 아이가 자신의 미래를 결정할 때 장애물이 될 수 있다. 30대 중반의 여성 D씨는 7살, 5살 자녀가 두고 있다. 두 자녀가 싸울 때면 엄마는 대부분 작은아이 편만 들었다. 항상 엄마의 말은 형이기 때문에 무조건 양보해야 하고 동생을 보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들은 큰아이에게는 동생이 부담스럽고 차라리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반면에 작은아이는 부모에게 사랑과 보호를 받고 있어 안정감을 느끼지만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힘이 약하고 어린 사람은 잘못을 했어도 언제든지 보호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A씨는 좋은 부모의 역할이란 자녀들끼리 싸움이 일어나면 즉각적인 중재에 나서고 누가 먼저 잘못했는지 시시비비를 가려서 잘못한 아이를 야단치고 잘잘못을 가려주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이런 경우 어느 한쪽이 피해자가 되는 상황이 발생되면서 아이들끼리 대립관계가 만들어져 가정의 분위기가 항상 긴장감과 위기감이 감돌게 된다. 반대로 30대 후반의 E씨는 자녀들의 문제에는 아예 모른 척하는 방임형 태도를 보인다. 이런 경우 자녀들은 부모로부터 관심받지 못하고, 지지받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부모에 대한 애정관계가 깨지게 된다.

부모가 아이의 문제를 즉시 고치려 하거나 너무 깊이 관여하면 오히려 의존적인 아이로 성장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두 자녀가 싸움이 일어나면 몸싸움은 멈추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즉각적으로 잘잘못을 가리기보다는 화가 난 아이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그 감정을 어루만져 주는 말을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오늘도 우리 자녀들에게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노력하자!

중부대 원격대학원 교육상담심리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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