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게 낳아 잘 기르자(1960년),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1970년), 잘 기른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1980년), 아들바람 부모세대 짝궁 없는 우리세대(1990년), 아빠 혼자는 싫어요 엄마 저도 동생을 갖고 싶어요(2000년), 하나는 외롭습니다 자녀에게 가장 좋은 선물은 동생입니다(2010년)

우리나라가 산아제한부터 산아자율로 전환한 출산정책 슬로건이다. 기존의 산아자율정책에서 한 발 앞서 출산장려정책을 펴고 있지만 초저출산 사회로 접어든 지 오래다. 여성이 가임기간(15-49세) 동안 평균 몇 명의 자녀를 낳는가를 나타내 주는 합계출산율은 정부의 출산장려정책에 힘입어 지난해 1.24명으로 2014년보다 0.03명(2.8%) 늘었다. 10년 전 합계출산율은 1.08명에 불과했다. 평균 1.68명을 기록하고 있는 OECD 회원국 중 포르투갈(1.23명)에 이어 최하위다. 작년 출생아 수는 43만 8400명으로 출생아 수 인구통계를 시작한 2000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초등학교 입학생이 10명 미만인 전국의 초등학교가 1395곳(22%)에 이를 정도로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 정부를 더 긴장하게 하는 것은 내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급감해 20년 뒤에는 현재보다 700만 명이나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경제, 교육, 국방 등 모든 분야가 인구절벽 위기에 직면하면서 그 충격이 사회 전반에 밀려 올 것이란 전망이다. 인구 통계학자들은 이런 추세라면 우리나라 인구 5000만 선이 2018년이면 무너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초저출산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극약처방을 내놓았다. 2020년까지 초저출산의 덫에서 벗어나기 위해 `출생아 2만명+a` 대책을 펼치기로 한 것이다. 이 가운데 둘째 출산을 유인하기 위해 `아빠의 달` 제도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남성의 육아·가사 참여를 통해 출산을 유도하겠다는 발상이다. 남성의 육아휴직수당 상한액을 둘째 자녀부터 150만 원으로 인상하고 내년 7월부터는 200만 원으로 어 올려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육아휴직급여를 받기 위해 둘째 자녀를 낳을 남성이 얼마나 되겠느냐는 데 있다. 저출산문제는 돈으로 해결할 일이 아니다. 젊은 세대들에게 육아가 기쁨이 되고 출산이 자랑이 될 만한 그런 정책은 요원한 걸까. 곽상훈 세종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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