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대접하기를 잊지 말라. 이로써 부지중에 천사들을 대접한 이들이 있었다`는 말이 있다. 누군가 "인기 여행지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무엇이냐?"고 물으면 "현지인들의 친절한 환대 마인드"라고 응답한다. 그리고 그 구체적인 사례로 18년 전 일본 제2의 도시 오사카에서 이름 모를 한 아저씨로부터 받은 환대를 말하곤 한다.

당시 30대 후반의 나이에 갓 시작한 여행 잡지 취재차 후배 기자와 인기 휴양지 괌으로 가다가 오사카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기까지 10시간 정도 기다려야 해 전철을 이용해 무작정 도심으로 나갔다. 발길 닿는 대로 도심 곳곳을 거닐다가 저녁 무렵 어느 식당에 들러 저녁을 즐겼다. 그런데 계산을 하려고 보니 식당주인이 한 테이블을 가리키면서 한 아저씨가 미리 계산을 했다고 했다. 금액을 떠나 아무 연고도 없는 나그네에게 호의를 베푼 그 일본 아저씨가 너무 고마워 자리로 다가가 고마움을 표시하고 연락처라도 알려달라고 했지만 그 분은 손사래를 치며 웃기만 했다.

이러한 인연을 계기로 나는 오사카 일대를 주목하게 되었고 그 후 수십 번도 넘게 그 곳을 찾아 꽤 많은 돈을 썼다.

최근에 발표되는 `한국인 선호 해외여행도시` 관련 여러 자료 순위 톱3에 오사카는 빠지지 않고 등장할 정도로 인기 초강세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실적 면에서 우리나라는 일본에 지난 2014년에 역전을 허용한 이후 18개월 연속해 뒤지고 있다. 전 세계 곳곳, 특히 유럽으로 장기 자유여행을 즐긴 이들을 만나 여행담을 듣다 보면 "돌이켜보면 수많은 여행지 중에서 독일이 가장 오랜 동안 기억에 남는다. 일면식도 없는 독일 아저씨들이 베푼 호의를 잊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최근에 저녁 약속이 있어 찾은 서울 인사동의 한 편의점에서 남매처럼 보이는 중국 여성 여행자 두 명이 `유니온페이` 신용카드로 결제를 하지 못해 쩔쩔매고 있었다. 이 문제로 인해 10여 분간 편의점 직원과 실랑이를 벌이는 광경을 지켜보다가 내가 대신 결제해줬다. 그러자 그 여행자들은 스마트폰 통역기를 이용해 무한감사를 표시했다. 나는 그날 그저 웃음으로 화답하고 그들의 즐거운 여행을 기원하며 자리를 떴다. 신수근 자유여행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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