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외교 보좌관·외교부장관 임명 일부 野 인사, 과거관계 상기시키며 당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5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관훈포럼 행사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5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관훈포럼 행사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과거 참여정부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각별한 인연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충청대망론의 주요 축인 반 총장은 최근 새누리당으로부터 집중적인 러브 콜을 받는 분위기다. 이에 야권은 전체적으로 반감 또는 경계감을 보이고 있으나, 일각에선 반 총장도 야당의 잠룡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과 함께 과거 노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상기시키는 발언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충청 출향인사인 더민주 정청래 의원은 25일 반 총장에게 `봉화마을부터 방문하시라`고 권했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오늘의 반기문이 있기까지 노무현 대통령의 수고와 노력을 잊지는 않으셨으리라. 노무현 대통령이 외교부장관 시키고, 유엔 사무총장 선출을 위해 했던 외교적 노력에 대한 의리와 감사는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며 이 같이 당부하는 글을 남겼다.

반 총장은 참여정부 내내 노 전 대통령과 함께 했다. 참여정부가 출범한 2003년부터 대통령비서실 외교보좌관을 맡았으며, 2004년 1월 윤영관 장관 후임으로 외교부장관으로 임명된 뒤부터 2006년 10월 `세계 외교대통령`으로 불리는 유엔 사무총장에 오르기 전까지 노 전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주도하며 다양한 성과를 냈다. 특히 오랜 외교경험과 성실함으로 참여정부의 핵심 노선인 균형 외교정책을 전개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반 총장과 지근거리에서 활동했던 한 출향인사는 "노 전 대통령이 반 총장을 대통령비서실 외교보좌관으로 발탁한 것은 그의 외교능력을 높이 평가해 차기 장관직을 맡겨 외교정책을 주도할 수 있도록 하려던 것으로 전해 들었다"며 "당시 반 총장은 대통령과는 물론 참여정부 주요 인사들과도 호흡이 잘 맞았던 것으로 안다"고 회상했다.

노 전 대통령 역시 반 총장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유엔 사무총장 출마를 적극 지지했다는 후문이다.

2004년 6월 이라크에서 김선일씨 피살사건이 발생했을 때, 반 장관을 문책 해임하라는 요구가 빗발쳤으나 노 전 대통령은 "누가 그 자리에 있어도 어쩔 수 없는 일이 벌어졌을 경우에는 인책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또한 참여정부가 대미관계에만 집중하지않는 균형외교를 펼쳤던 점도 중국과 러시아가 반 총장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지않은 요인으로 꼽힌다.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반 총장이 대권주자로 부상한 것과 관련, "더민주에서 경선을 하겠다면 대환영"이라고 언급했다. 물론 인터뷰 정황을 종합해보면 러브콜로 보기는 어렵지만, 가능성을 닫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적지않다는 평가다. 또한 반 총장이 참여정부와 밀접한 관계였던 사실과 연계해 전망한다면, 향후 대선구도의 변화에 따라 반 총장의 대망론은 여야를 넘나들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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