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열정·도전, 충남 청년CEO를 만나다 ⑦

허준호 드림라이크모닝 대표
허준호 드림라이크모닝 대표
◇ 박우람 에스엔이 대표

IT는 청년들이 선호하는 창업 분야이다. 다른 제조 분야에 비해 소자본으로 청년들의 자산인 아이디어와 기술, 열정을 십분 발휘해 도전할 수 있다.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 등 산업의 판도를 바꾼 세계적인 기업가들도 차고 같은 작고 허름한 공간에서 IT 창업으로 첫 발을 뗐다.

박우람(28·천안시·사진) 에스엔이(S&E) 대표는 2015년 1월 창업했다. 에스엔이는 웃고(Smile), 즐기며(Enjoy) 일 하자는 의미를 담아 박 대표가 지었다. 창업은 박 대표의 오랜 꿈이었다. 침대공장을 운영하시는 아버지를 곁에서 지켜보고 자라며 진로를 사업가로 정했다. 대학에서는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다. 전공을 살려 에스엔이의 사업 영역은 웹사이트 주문 제작이다.

졸업을 눈 앞에 두고 창업했지만 준비는 대학 다닐 때부터 시작했다. 친구나 선·후배들과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창업 아이템을 다듬었다. 창업에 필요하다 싶으면 먼저 다가가 `같이 하자`고 말을 건네며 미래 인력을 선점했다. 창업 공간은 친척이 운영하는 교회 한편에 콘테이너를 설치했다. 콘테이너에서 연탄난로로 난방을 하며 창업 첫 해 겨울을 견뎠다.

웹사이트 제작 시장은 중소업체들의 난립으로 경쟁이 치열하다. 에스엔이는 기존 업체들과 차별점으로 정액제를 내세웠다. 기존 업체들이 웹사이트 제작 비용을 공개 않고 고객들에게 들쭉날쭉 제시했던 것과 달리 에스엔이는 웹사이트 주문 제작 비용을 정액제로 통일했다. 부가 서비스로 `웹 마켓`도 개설했다. 에스엔이를 통해 홈페이지를 만든 고객들은 관리자 등록을 이용하면 홈페이지 메뉴의 수정과 삭제가 직접 가능하다. 달력 등 부가 메뉴를 홈페이지에 추가 하고 싶으면 웹 마켓에서 필요한 부분을 구입해 배치하면 된다. 웹 마켓을 활성화시켜 홈페이지 제작 뒤에도 추가 수익을 계속 창출하겠다는 것이 에스엔이의 구상이다.

초기 고객들은 지인들이 주를 이뤘다. 온라인 홍보를 통해서도 발주를 받았다. 박우람 대표는 "에스엔이도 초기 기업이지만 막 창업했거나 창업을 준비하시는 분들은 홈페이지 제작 하나에도 비용 때문에 망설이지는 경우가 많다"며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단순히 홈페이지 제작에 그치지 않고 초기 창업자분들에게 필요한 부분이 무엇이고 도움 될 수 있는 방안까지 찾아 드렸다"고 말했다. 무료 컨설팅으로 인연 맺은 고객들은 다른 고객들을 소개해 주는 충성 고객으로 변했다.

에스엔이는 스타트 업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창구로 충남경제진흥원(원장 나윤수)의 청년CEO 500 프로젝트를 활용했다. 박 대표는 "세무, 법률쪽 자문이 특히 유익했다"며 "콘테이너에서 출발했지만 3년 내 직원 식당과 카페, 사무실을 갖춘 어엿한 사옥을 마련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허준호 드림라이크모닝 대표

인간은 물건이나 연장을 만들어 사용하며 다른 동물과 달라졌다. 인간 사회 가장 오랜 풍습 가운데 하나가 만드는 전통이다. 생계와 필요 때문에 만들기도 하지만 인간은 천성적으로 만드는 존재(메이커)이다. DIY(Do It Yourself) 산업은 3D 프린터 등 기술 진보에 힘 입어 메이커 운동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허준호(30·천안시·사진) 드림라이크모닝 대표도 `만드는 사람`이다. 집안의 영향도 컸다. 부친이 10년 전 천안에 가구공방을 열었다. 아들이 어렸을 때부터 뚝딱뚝딱 필요한 가구를 만들어 주시던 아버지는 공방 인수로 취미생활을 직업 삼았다. 허 대표도 공방 일을 거들며 자연스레 목공에 입문했다. 그는 디자인 영역에 마음 끌려 대학은 패션디자인학과로 진학했다. 기대와 달리 적성에 맞지 않아 고민하다가 휴학 했다. 휴학 기간 여행을 많이 다녔다. 일본에서도 한동안 지냈다. 집이 없어도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소박하고 즐겁게 지내는 일본 젊은이들과 교류하며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자고 결심했다.

진짜 하고 싶은 일은 공방에서 발견했다. 아버지 공방에서 가구를 만들어 네이버 스토어 팜이나 개인 블로그 등을 통해 판매했다. 서울 등지의 프리마켓에도 참여해 직접 만든 가구나 필통, 펜 꽂이, 휴지케이스 등 소품들을 판매했다. 재료 선별부터 디자인, 제작까지 허 대표의 정성 속에 탄생한 제품들의 반응은 호의적이었다. 나만의 공방에 대한 갈망이 싹 틀 즈음 아산시 음봉면 포스코 더샵 아파트 3차 상가 건물 지하에서 공방을 운영해 보면 어떤가 라는 제안을 받았다. 저렴한 임대료에 공간은 넓었다. 망설임 없이 결정했다.

허 대표는 드림라이크모닝을 지난 2월 창업했다.

3월부터 공방 오픈 준비에 돌입했다. 132m² 공간은 공방과 쇼륨 겸 카페가 될 전시장으로 나눴다. 벽체를 세우고 페인트를 바르고 바닥을 나무로 까는 등 모든 인테리어 작업은 허 대표 혼자 다했다. 오는 30일 정식 오픈 하는 드림아이크모닝은 혼자 사는 사람들을 위한 작고 실용적인 가구를 만드는, 1인 소규모 생활방식 가게를 지향한다. 작은 공간에 혼자 사는 사람들을 위한 작고 실용적인 가구를 만들면서 1인 라이프 스타일을 여유롭고 포근하게 위로해 줄 소품이나 잡화 등을 판매하는 가게를 꿈 꾼다.

전시장 컨셉도 `혼자 사는 이`의 방이다. 허 대표가 만든 가구나 소품은 물론 이름은 덜 알려졌어도 실력은 쟁쟁한 다른 작가들의 소품이나 잡화도 판매한다. 유망 작가들과 네트워크는 프리마켓 참여 등을 통해 쌓았다. 만드는 것에 흥미를 가진 이들을 모아 기초반부터 시작해 강습 과정도 운영할 생각이다.

허준호 대표는 "드림라이크모닝을 만드는 이들의 열린 공간으로 가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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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람 에스엔이 대표
박우람 에스엔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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