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무용단 '아리랑, 田' >>내달 10·11일 대전예술의전당

아리랑은 한 선(線)에서 비롯돼 줄기로, 갈래로, 그리고 그물로 세상에 남았다. 지금 한밭의 아리랑은 과학이고 첨단이며 네트워크의 그물이다. 다양하게 변모를 거듭하며 우리네 삶을 지켜내고 있는 아리랑, 2016년 대전, 한밭의 아리랑은 어떤 모습일까. 김효분 예술감독이 이끄는 대전시립무용단이 대전의 모습을 아리랑에 담아냈다. 시립무용단은 6월 10일 오후 7시30분과 다음날인 11일 오후 5시에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김 감독이 창작안무한 제60회 정기공연 '아리랑, 田'을 무대에 올린다.

이번 작품은 총 5장으로 구성돼 있다. 우선 1장은 모세혈관이다. 아리랑은 생명이다. 수억 개의 모세혈관으로 이뤄진 심장을 표현한다. 아리랑은 사람과 사람을 여러 줄기로 연결시켜 살아갈 수 있도록 이유를 보태는 생명 그 자체다. 마치 모세혈관처럼.

2장은 등걸(stump), 나무밑동을 의미한다. 자신의 모든 것을 내주고도 남은 밑동마저 앉을 사람들에게 쉼터로 내주며 우리의 안위를 살핀다. 밑동에 고즈넉이 살아 있는 나이테는 아리랑처럼 윤회한다. 윤회처럼 돌고 돌아가라는 것일까, 아리랑처럼 흐르고 흐르라는 것일까. 밑동만 남은 등걸은 아리랑과 많이 닮아 있다.

3장은 투명한 그물이다. 선(線)과 선(線)이 만나 짜여진 그물, 희로애락이 담긴 아리랑이 그것이다. 한 가닥은 슬픔과 절망과 한을 노래하고 또 한 가닥은 흥과 신명과 부푼 기대로 춤추는, 각기 다른 색이 어우러져 모두를 감싸 안는 아리랑은 우리에게 삶 자체인 것이다.

4장은 네트워크다. 정보와 통신, 교류와 교감으로 서로 맞물려 돌아간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모두가 동등하게 만족스럽지는 않다. 그물의 어느 자락 끝에는 단절과 소외가 있고 선과 선이 묶인 매듭에는 좌절과 절망이 있다.

마지막 5장은 '아리랑, 田전', 즉 한밭의 아리랑이다. 밭(田)은 그물의 함축이다. 대전은 과학이고 네트워크의 첨단이며, 한반도의 중심이다. 인체의 핵심인 심장으로 모든 모세혈관이 모여들듯이 대전이 교통의 중심이 돼 전국을 아우르는 등걸(쉼터)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화여대에서 학사와 석사, 한양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김 감독은 명무 이매방 선생으로부터 중요무형문화재 제97호 살풀이춤과 제27호 승무를 이수했다. 목포와 창원 시립무용단 예술감독을 역임하며 국·공립 무용단의 진로모색과 질 높은 공연의 활성화를 선도하고, 가장 한국적이면서 가장 세계적인 작품을 위한 노력들을 기울여 왔다. 그 결실로 '전통춤 위에 수놓은 새로운 창작춤'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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