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방한과 관련해 지역정가는 충청대망론의 중심에 서 있는 반 총장의 방한을 환영하면서도 반 총장의 정치적 행보에 대해선 여야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충청권 대권주자로서의 반 총장에 대한 기대치가 큰 반면, 대권주자가 넘쳐나는 더불어민주당측에서는 반 총장이 아직 현실정치에 발을 들여놓지 않은 상황을 감안하며 말을 아꼈다.

24일 지역정가에 따르면 반 총장은 25일 제주를 시작으로 경주와 안동, 경기 일산, 서울 등을 오가며 6일간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대부분의 공식 일정은 유엔과 관련된 행사 참석과 국제행사 참석으로 채워져 있다. 이번 일정에 고향 방문이나 정치권 인사 등과의 만남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지만 지역 정치권은 반 총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부 개인적 일정이 포함돼 있어 정치인 등과의 면담이 잡힐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친박계 등에서 반기문 대망론을 띄우고 있는 상황에서 극비리에 면담이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새누리당은 반 총장의 대권 출마에 대해 기대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충청권 출신의 유엔사무총장이 대선 주자로 나설 경우 높아진 충청권의 위상에 걸 맞는 인사로서 적합하다는 것.

다만 아직까지 현실정치에 발을 담그지 않은 상황에서 대권 주자로 나설 경우 지금과 같은 높은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선 미지수라는 의견이 많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전국은 물론 세계적 인사가 충청 출신이라는 점과 충청대망론이라는 점이 결합해 좋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번 방한 일정 동안 국민들에게 더욱 좋은 메시지를 보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야당측에서는 유엔사무총장으로서의 방문에는 환영하지만 아직 현실정치에 대한 의견을 내놓지 않은 상황에서 대권주자로 평가하기엔 이르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현재 더민주 소속 잠룡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쉬울 게 없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충청대망론의 한 축을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지탱하고 있는 만큼 충청 출신 후보군에 반 총장까지 거론할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도 보여진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유엔사무총장이라는 점과 충청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여권에서는 매력적인 대선후보군"이라며 "이번 방한 일정 동안 어떤 메시지를 내놓고 누구를 만나는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도 향후 그의 정치적 행보를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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