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만드는 일자리 경쟁 가장 중요한 인간존엄 방치 이타적 공감이 상생의 첫발

한 사회적기업 대표께서 "사회적경제는 끊임없이 배우고 학습하는 경제인 것 같다"는 말씀을 하셨다. 참 공감이 되는 말이다. 아직도 우리 주변의 몇 몇 분들은 `사회…`라는 단어만 나와도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고 사회적경제를 이해하지 못하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가 배워온 경제학은 `보이지 않는 손`으로 유명한 애덤 스미스의 `사람들이 빵으로 저녁식사를 할 수 있는 것은 빵집 주인의 자비심이 아니라 돈을 벌려는 그의 이기심 덕분이다`라는 국부론의 내용과 같은 것이었다. 즉,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이기심에 기반 한 경제행위가 사회적 생산력을 끌어올리는 핵심적인 동인(動因)으로 배우고 이해해왔던 것이다. 하지만 이기심을 자극하여 경쟁과 효율을 극대화하고 이윤추구를 최고의 목적으로 하는 경제학으로 학습 된 우리 앞에 드러난 것은 최고선(最高善)이 아니라 너무 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배제가 뒤따르는 현실이었다.

작년 말 동국대 김낙년 경제학과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우리나라 상위 10%가 차지하는 자산 규모는 66%에 달하는데 반해 하위 50%의 자산규모는 불과 2% 수준이라고 한다. 이러한 불균형 현상은 마치 눈덩이가 굴러가는 것처럼 가속도가 붙어 더욱 심화되어가기만 하는 상황이 우리가 배워온 경쟁과 효율의 경제학의 결과이다. 이러한 문제 상황 앞에서 앞으로 우리가 배우고 학습해야 하는 것이 바로 사회적경제라고 할 수 있다.

애덤 스미스가 이기심에 기반 한 효율적 경제행위를 강조한 것으로만 이해하는 것은 반쪽짜리 지식에 불과하다. 스미스는 그의 또 다른 저술 `도덕감정론`에서 공감의 원리가 이기심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사회적 조화와 발전이 가능하다고 보아 이기심과 이타심의 적정성을 강조했다. 그는 공정한 관찰자로서 이기심이 적정하게 제어되고 공정하게 관리될 경우에만 사회적 이익 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 오늘날 대두되는 사회적경제에 대해 이미 애덤 스미스 같은 학자 역시 처음부터 그 필요성과 기능을 인정한 것이다.

이제 우리는 경쟁과 효율 중심의 반쪽자리 경제학에서 공감과 이타심으로 제어되는 완전한 경제학을 배우고 이를 현실에서 어떻게 적정하게 실천하고 만들어갈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충남은 이를 위해 2011년부터 사회적경제 아카데미로 다양한 학습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본인도 `찾아가는 사회적경제 교실` 등을 통해 많은 도민분들을 만나고 함께 공부하는 시간을 가져왔다. "그동안 여러 강의를 들어봤지만 이런 내용은 처음이다, 우리는 늘 경쟁하고 1등 하라고만 배웠지 호혜와 연대, 협력과 공동체에 대해 듣고 말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제 생각하니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과 이치에 대해 배우고 그러한 경제를 만들어가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든다"는 어르신들의 고백을 들으면서 함께 마음이 뜨거워지는 경험을 했다.

앞으로는 사회적경제 교육과정이 초등학생부터 중고생, 청년과 어른에 이르기까지 연령과 대상에 따라 더욱 다양한 과정으로 개발되어 이루어질 예정이다. 충남사회적기업협의회 교육분과에서는 작년 말 `따숨이, 숨결이와 함께 하는 초등생 사회적경제 워크북`을 출간 했다. 아산시는 `청소년을 위한 사회적경제 학습 교재`를 출간했다. 또한 사회적경제 아카데미에서는 `사회적경제 리더 과정`을 비롯, `사회적경제 청년캠프`, `사회적경제 학습동아리` 등을 계속 운영한다.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요구되는 평생학습에서 사회적경제는 이제 누구나 이수해야 하는 교양 과목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 사회적경제 과목을 이수하지 않은 분들이 계시다면 공감과 이타심으로 완전해지는 경제학을 꼭 배워보시기 바란다. 그래서 효율과 이윤 추구를 위해 갈수록 줄어드는 일자리를 놓고 벌이는 경쟁으로 인간의 존엄을 서로 손상시키는 경제가 아니라 공감과 이타심으로 오히려 서로의 사회적 역할과 활동을 새롭게 만들어 공동체를 완성해 나가는 경제를 실천해 봤으면 좋겠다.

김민숙 충남사회경제네트워크 총괄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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