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우송대 리모델링 안하면 철거 방침, 시민 "지역 새 상징물로 활용을" 한목소리

우송대학교가 한국철도 100주년을 기념해 1999년 코레일에 기증한 `대전사랑 추억의 노래비`.  최신웅 기자
우송대학교가 한국철도 100주년을 기념해 1999년 코레일에 기증한 `대전사랑 추억의 노래비`. 최신웅 기자
대전역 광장에 조성된 `대전사랑 추억의 노래비`가 철거될 것으로 알려지자 철거 대신 대전을 상징하는 조형물로 새롭게 탈바꿈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8일 코레일에 따르면 노래비를 기증한 우송대가 노래비 리모델링 계획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철거한다는 내부 방침을 세웠다.

작년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 문제가 대두되자 코레일은 노래비 일부가 파손된 상태에서 자칫 노래비가 넘어지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고 몇몇 노숙인들이 노래비에 앉아 술을 마시고 잠을 자는 등의 행위가 대전을 찾는 외지인들에게 좋지 않은 이미지를 남긴다고 판단해 우송대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에 작년 12월 코레일과 우송대, 대전시, 동구청 등 12개 유관기관이 참여한 대책 회의를 통해 우송대가 리모델링을 추진하기로 결정하고 안전성 검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후 우송대 내부사정에 의해 노래비 리모델링에 대한 계획이 답보 상태에 빠져 지금까지 별다른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코레일은 지난 3월 다시 우송대에 공문을 보내 답변을 재촉했지만 우송대에서는 아직까지 리모델링에 대한 연구 검토 중이라는 답변 만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레일 관계자는 "빠른 시일 안에 우송대가 공문에 대한 회신을 주지 않으면 코레일의 비용을 들여 철거할 계획"이라며 "일부에서는 코레일이 리모델링을 하면 되지 않느냐 하는 얘기도 있지만 코레일로서는 우송대가 기증을 했고 학교 로고도 새겨져 있는 만큼 우송대가 리모델링을 하는 것이 맞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대전역에 대한 상징성을 지닌 노래비를 무작정 철거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또 전문가들은 주체를 따질 것이 아니라 관련 기관들이 힘을 모아 노래비 리모델링과 함께 대전을 상징할 수 있는 조형물들을 추가로 조성한다면 대전을 찾는 타지역 시민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대전 소제동에 거주하는 한순영(54·여) 씨는 "노숙인들이 술 마시고 잠을 잔다는 이유로 대전을 상징하는 노래비를 철거한다는 것은 납득이 안된다"며 "기존 노래비를 활용하면서 새로운 조형물들을 설치하면 대전역 광장이 대전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전사랑 추억의 노래비는 1999년 한국철도 100주년을 기념해 우송대가 코레일에 기증한 것으로 노래 `대전 부르스`의 가사가 새겨져 있다. 노래비는 조성 당시 대전역 서광장 중간에 위치해 있었지만 2006년 도시철도 1호선 입구 조성 공사와 대전역광장 택시 회차로 조성 공사가 진행되면서 광장 우측으로 옮겨졌다. 최신웅·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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