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정한 시기 명시 예언한다면 명백한 종교 사기꾼으로 판명 세계 종말은 하나님만이 알아 각자 위치에서 성실히 살아야 "

요즈음 언론 일각에서 기독교 하나님의 이름으로 예언을 하는 이들에 대하여 관심을 갖고 보도하고 있다. 최근의 가장 대표적인 한 사례는 지난해 12월 14일 새벽 4시 30분에 북한이 남침하여 한국전쟁이 발발한다고 거짓 예언을 했던 사람으로 인하여 화제가 된 것이다. 일부 기독교인들 중에서 그 말에 혹세무민(惑世誣民) 당하여 재산을 정리해서 외국으로 도피를 갔던 이들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전쟁은 일어나지 않았다. 거짓 예언이었음이 드러났다.

이런 일들은 종종 있다. 근년에 있었던 유명한 또 다른 사건으로는 23년 전인 1992년 10월 28일 예수님의 공중 재림(휴거)으로 세상이 종말을 맞을 것이라고 예언했던 사람들이 있었던 것이다. 그들의 예언 역시 이루어지지 않았다.

일련의 이런 사태를 가리켜 `종교사기`라는 말을 사용하기도 한다. 기독교라는 이름으로 종교사기 행위를 하는 자들이 가장 손쉽게 사용하는 방법이 미래 예언을 사칭하는 것이다.

종교사기 여부를 분별하는 가장 쉬운 한 가지 팁(tip)을 소개한다면 그 예언의 내용이 예수님의 재림을 지칭하든지, 세상 종말을 가리키든지, 전쟁을 말하든지 간에 구체적으로 `년 월 일 시`를 가지고 예언하는 것은 종교사기 행위라고 보면 된다.

예수님께서는 세상 종말의 시기에 대하여 가르치실 때 "그러나 그 날과 그 때는 아무도 모르나니 하늘의 천사들도, 아들도 모르고 오직 아버지만 아시느니라"(마태복음 24장 36절), "그런즉 깨어 있으라 너희는 그 날과 그 때를 알지 못하느니라"(마태복음 25장 13절)라고 거듭하여 강조하셨다. 하나님께서 특별히 나에게만 그 날과 시간을 계시해 주셨다고 주장하면 그 사람의 신분이 무엇이든 간에 그 사람은 가짜 혹은 이단 사이비라고 단정하면 된다. 지금까지 그 사람을 존경하며 따랐다고 할지라도 속히 그 사람과의 관계를 끊어야 한다. 그 사람이 미래의 특정한 시간을 명시하며 예언을 함으로써 그가 하나님께서 세우신 예언자가 아니라 거짓 예언자, 종교 사기꾼임이 판명되었기 때문이다.

미래의 특정한 시간을 언급하며 예언하는 것은 타(他) 종교 예언자들에게서는 있을 수 있지만 그렇게 하는 것은 기독교 예언이 아니다. 성경에 소개된 기독교 예언자들은 단순히 미래 운명을 운명론적으로 예언하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성경에 나오는 기독교 예언자들은 사람들의 현재 현실의 문제에 대하여 어떤 관점을 가지고 대처하며 어떻게 사는 것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삶인지에 대해 하나님의 뜻을 전달했다. 기독교 예언자들의 주 관심사는 운명론적인 미래가 아니라 사람들의 현재 현실의 문제였다. 때로는 하나님께서 바라시는 삶의 모습에 대하여 가르쳐 주기도 하고 또 어떤 경우에는 잘못된 삶에 대하여 지적하며 책망하며 회개를 촉구하기도 했다. 끝까지 돌이키지 않는 경우에는 심판의 메시지로 경고하기도 했다. 또한 회개하고 돌이키는 자들에게는 소망과 축복을 약속하기도 했다.

중요한 사실은 `년 월 일 시`라는 식으로 특정한 시간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았다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미래 종말을 지혜롭게 준비하는 사람의 삶의 태도는 내일 종말이 올 것이라는 말에 현혹되어 우왕좌왕하는 사람이 아니라 오늘 우리가 당면한 현재 현실의 일에 믿음을 가지고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독자들에게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Martin Luther, 1483-1546)가 했다고 흔히 알려지는 다음의 말을 소개하고 싶다.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해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오늘 해야 할 현재 현실의 일에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며 사는 자는 미래의 종말이 어떻게 오든 간에 가장 최선을 다하여 미래를 준비하는 자라는 것이다.

예수님은 그것을 "깨어 있으라"라고 표현하셨다(마태복음 25장 13절). 깨어 있다는 말은 현혹당하지 않고 바르게 사는 것으로서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 말씀 위에 굳게 서서 하나님 앞에서 오늘 내가 해야 할 일들을 믿음으로 성실하게 해 가는 것을 가리킨다.

이규현 대전과기대 교목실장, 혜천기념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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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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