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레, 살라맛 뽀(한지수 지음)=책은 `헤밍웨이 사랑법`으로 비폭력 대화의 중요성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 호평받았던 한지수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필리핀에서 벌어진 실제 납치 사건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필리핀 앤젤레스 시티에서 한인들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 사기꾼인 나와 대니가 우연히 거액의 청부살인을 제안받는 데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속도감 있는 전개, 허를 찌르는 유머와 풍자로 블랙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준다. 이 작품은 지난해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에서 우수상을 차지한 바 있으며, 잔잔한 유머와 휴머니즘, 탄탄한 구성 등을 통해 통쾌한 반전의 묘미를 보여준다. 작가정신·276쪽·1만2800원

△독재자와 시장경제(장대성 지음)=2015년 남북한 정상은 신년사를 통해 화해 무드를 조성하는 듯하지만 각각 핵과 미군이라는 방어기제를 내려놓지 않고 있다. 설령 정상회담이 성사된다고 해도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의 눈치를 보지 않고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기란 쉽지 않다. 이처럼 한반도 통일은 당사국과 주변국의 이해관계로 얽히고 설킨 실타래 같기도 하다. 남북한의 긴장된 분위기, 현 상태가 유지된다면 남북관계는 평행선을 달릴 수 밖에 없다. 책은 이런 평행선의 균형을 깨고자 한다. 저자는 통일의 첫걸음으로 북한 경제구조의 변화를 통해 통일의 무드를 조성하겠다고 주장한다. 한울·176쪽·1만6000원

△20세기 아리랑(이태영 지음)=저자는 `아리랑 고개`를 한국 민족이 넘어왔던 `고난의 고개`로 설정한다. 저자는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제도권 역사교육에 국수주의적 민족주의가 배어 있음을 느끼고 역사학도로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며 틈틈이 글을 써왔다. 그는 책에서 진보적 가치를 옹호하지만 보수적 시각을 무조건 배척할 것이 아니라 `쓴 약`은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책은 오늘날 한국인들이 오랜 전통이라고 믿는 것 가운데 상당수가 근대에 만들어졌다는 사실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한울·320쪽·2만9000원

△ 디스럽션(강시철 지음)=사물인터넷은 사람과 세상 만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돼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끼리 정보를 주고받는다는 개념이다. 특히 올해는 사물인터넷시대 비즈니스의 실체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는 원년이라 할 수 있다. 그 동안의 인터넷 비즈니스 분야를 연구하면서 경영실무도 병행해온 저자는 이제 막 열린 사물인터넷시대가 어떻게 진화할지 예측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기존의 모든 비즈니스 룰을 단숨에 파괴시킬 것은 확실하다고 주장한다. 책은 사물인터넷 비즈니스의 핵심이 `디스럽션`에서 시작하며 소비자를 바라보는 시각에서부터 마케팅까지의 새로운 해법 모색을 주장하다. 리더스북·440쪽·1만9500원

△엄마는 아직도 여전히(호원숙 지음)=작가 박완서가 세상을 떠난지 벌써 4년이 지났다. 고인이 노년에 정원을 가꾸던 마당에는 박완서의 딸이자 책의 저자인 호원숙이 웅크리고 앉아 있다. 여전히 그곳에는 알록달록 색색의 꽃들과 식물이 가득하지만 어쩐지 조금 허룩해져 버린 마당을 가꾸며 이따금 딸은 생각한다. 엄마는 어디갔을까. 저자는 박완서 작가 타계 4주기를 기념해 엄마와의 추억을 되새기고 기억하는 산문집을 출간했다. 책은 자세히 설명하지 않아도 이 가족이 지내온 역경의 시간들 너머에 따스하고 애틋한 정과 사랑이 얼마나 단단한지 소소한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달·272쪽·1만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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