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물리학(베리 파커 지음, 김은영 옮김)=제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히틀러가 핵폭탄 개발에 성공했다면 인류의 역사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책은 물리학의 원리를 통해 경이로운 무기를 만들어낸 과학자와 물리학의 역사, 그리고 이런 무기들이 전쟁의 역사를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안내한다.

현대에 이르면서 더 빠르고 기동성 높은 항공기, 민감한 레이더, 음파탐지기, 사정거리가 길어진 대포, 기갑전차 등 참전국가의 과학 수준은 전쟁을 판가름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책은 인류 무기의 밑바탕이 된 과학적 원리를 면밀히 분석하고 배경에 숨겨진 에피소드들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냈다. 북로드·536쪽·1만5000원

△나란 무엇인가(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이영미 옮김)=책은 누구나 마음속 한구석에 품고 있거나 고민해 본 적이 있는 자아에 대한 문제를 담담하면서 차분하게 풀어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인격이 단 하나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자신이 머무는 자리의 분위기를 파악하고 겉으로는 다양한 가면을 쓰고 삶을 살아간다.

상황마다의 페르소나로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다. 책이 제시하고 있는 분인은 인간이 상대에 따라 몇 가지 모습으로 변한다는 개념이다. 저자는 변하지 않는 `나`가 아닌 대인 관계에따른 다양한 모습 모두가 `진정한 나`라고 이야기를 전한다. 저자는 책에서 스스로가 겪은 경험과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예를 들어가며 자아에 대한 분석과 설득을 이어간다. 21세기북스·248쪽·1만3000원

△작은 수학자의 생각실험(고의관 지음)=단순한 주입식 교육에서 수학교육은 변하고 있다. 사고력 수학, 창의력 수학, 통합 수학 등 교육방식은 암기식에서 벗어나 스스로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해가는 수학 본연의 의미를 되살리고 있다. 책은 이러한 변화를 담은 책으로 수학이 암기 과목이라는 오해를 풀고 자유로운 상상과 사고력의 학문이라는 점을 되새기기 위해 쓰여졌다.

책은 주인공 델타가 `달이 지구를 향해 떨어진다면?`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사고실험을 해나가는 내용이다. 스스로가 생각하는 힘을 배양하고 이를 통해 수학적 사고력, 직관력,문제해결능력을 키우는 핵심능력을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이 쓰여졌다. 궁리·248쪽·1만3000 원

△조선의 풍경, 근대를 만나다(김태환, 이미현 외 8명 지음)=`조선`이라는 나라는 불과 100-200년 전임에도 불구하고 왠지 까마득히 먼 옛날처럼 느껴진다. 이는 현대에 이르면서 한국사회와 생활양식, 문화 측면에서 큰 차이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 차이가 생겨난 시점은 언제쯤일까. 책은 개화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 변혁의 시기를 거치면서 찾아온 사회적 변화를 제시하고 새로운 문화가 탄생하기까지의 이야기를 전달한다. 책은 단순한 생활상과 문화 등의 차이를 언급하는 것이 아닌 현대를 이루는 우리의 삶의 모든 것이 어디에서 오고 어떻게 시작됐는지를 살펴본다. 현대문화는 전통과의 단절이 아닌 전통문화의 연장선에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채륜서·248쪽·1만4800원

△진주성 전투(지승종 지음, 김용철 사진)= 책은 남강 가 험준한 절벽 위에 석벽을 두른 천험의 요새 진주성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경상우도의 거점이자 호남을 방어하는 울타리였던 이곳에서 임진왜란은 물론 한국 전쟁사에서도 손꼽히는 치열한 전투가 두 차례 있다. 책은 진주대첩의 빛나는 승리를 이끌고 제 2차 진주성 전투의 뜨거운 혈전을 치러낸 옛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사료를 바탕으로 역사적 사실에 엄격히 기반하되 되도록 쉬운 우리말을 풀어 써 진주성 전투의 현장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또 임진년과 계사년의 전황을 오늘날 지리에 비춰 설명해 공간적 이해를 도왔다. 알마·176쪽·1만원

△대한민국 박물관 기행(배기둥 지음)=박물관은 과거와 현재가 소통하는 공간이다. 역사와 문화가 깃든 이 특별한 공간은 시간의 향기가 가득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몇 군데 박물관들만 편식하듯 곳곳에 숨어있는 다양한 문화재들을 접할 기회가 적어지고 있다. 책은 한쪽으로만 돌진하고 있는 박물관 문화가 다양한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쓰여졌다. 수록된 박물관들은 우리나라 전통 문화재는 물론, 전 세계 곳곳에서 모여든 빼어난 문화재까지 모두 품었다. 이제 유물과 열정이 역동적으로 교감하는 특별한 잔치, 전국 각지의 보석 같은 박물관들을 친구처럼 만나는 특별한 여정이 시작된다. 책문·584쪽·1만9800원

△걸작에 관하여(샤를 단치 지음, 임명주 옮김)=걸작은 무엇인가. 책은 걸작에 관해 떠올릴 수 있는 모든 의문을 거침없이 풀어냈다. 저자는 디킨스, 보들레르, 도스토옙스키, 보르헤스, 파솔리니, 말라르메 등 작가들의 작품 200여편을 독자에게 보여주며 걸작에 대한 숱한 의문을 하나씩 풀어간다. 또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걸작이라는 개념에 뒤따르는 여러 편견과 오해를 통렬히 비판한다. 작품 뿐만 아니라 작품을 평가하는 비평가, 학자, 독자 등 서로 다른 처지에 대해 유머러스하게 너스레를 떨거나 독자들의 일반적인 독서 행태를 문제 삼기도 하면서 사회 변화와 문학의 관계, 문학교육 등 다양한 주제를 막힘 없이 이어간다. 미디어윌·240쪽·1만3000원

△나쁜 봄(심상대 지음)=책 속 `우리고을`은 세상 어딘가에 있다고 여겨지지만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곳이다. 신선한 음식이 풍부하고 환경 오염이나 스트레스 따위는 찾을 수 없다. 저자는 낙원이자 감옥인 유토피아-디스토피아를 치밀한 구성과 묘사로 구현해냈다. 우리고을에 사는 젊은이들의 `광기`를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비춰본다. 책은 명료하면서도 산뜻한 문장들로 구성돼 있다. 의존명사 `것`이 단 한번도 들어가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저자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지난해 5월부터 `네이버 웹소설`에 연재됐던 소설을 엮었다. 문학과 지성사·335쪽·1만2000원 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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