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 엄분임씨 중부대 한의제약학과 수석 3년간 5시간 통학… "농사 전문성 키울 것"

"왕복 5시간 거리 오가며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한 글자라도 배워가는 즐거움이 너무 컸습니다."

대전예지중고의 늦깎이 학생 엄분임(61·사진)씨가 2015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에서 중부대 한의제약학과에 수석 합격해 화제다. 어릴 적 `국민학교`에서 공부한 것을 마지막으로 50여 년을 아이 키우고 농사 일을 하며 보냈던 그가 다시 학교 문턱을 밟은 것은 2011년이 돼서 였다.

엄 씨는 "딸한테는 공부를 잘 안 가르치던 시절이었고 워낙 먹고 살기 힘든 때여서 부모님 원망도 못했지만 항상 살면서 공부를 하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다"며 "늦깎이 학생들도 다닐 수 있는 학교가 있다는 말을 한달음에 금산에서 대전을 찾았다"고 회상했다.

금산에서도 외진 곳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던 그가 대전을 오가기란 쉽지 않았다. 금산에서 대전까지 왕복 5시간이 걸리는 거리를 매일 오고 가니 몸도 마음도 쉽게 지쳤다.

하지만 옆에서 지지해주는 남편과 한 자라도 얻어가는 즐거움이 그로 하여금 연필을 놓지 못하게 했다.

지난 해 여름에는 대전에도 작은 방을 얻었다. 이왕 시작한 공부 열심히 해보자는 각오에서였다.

학교 생활 내내 한 차례의 결석도 없이 공부에 매진한 그는 학력을 인정받아 중부대 한의제약학과 수시전형에 수석 합격했다. 평생 금산에서 인삼을 재배하며 약초와 가까이 지낸 것도 수시 합격에 도움이 됐다.

대학 합격 소식을 들은 후에도 그는 쉴 틈 없이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처음 예지중고를 찾을 당시 한자의 한 글자도 알지못했던 그였지만 당당히 한자 3급 자격을 취득하고 내년 2월 2급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엄 씨는 "그 동안 일한 경험을 토대로 한의제약학과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있을 것 같고 배운 내용을 실제 농사에도 바로 적용해보면서 전문성을 키우고 싶다"며 "앞으로도 건강이 닿는 데 까지 계속 공부하는 것이 꿈"이라고 전했다.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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