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인근에 있는 중앙초등학교를 들렀을 때의 일이다. 이 학교는 두 개반씩 전교생 서점견학을 했다. 그리고 시골농부가 5남매를 수재로 키워 화제가 된 '가슴높이로 공을 던져라 1, 2'의 저자를 초청하는 것과 서점견학에 대한 의견을 나누려고 교장 선생님을 찾아갔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수십 명의 학생들이 나를 보자마자 "왜요 아저씨다!" 하며 달려들었다. 보자마자 "왜요? 왜요?…"하면서 얼마나 반갑게 맞아주는지, 어떤 아이는 "왜요 아저씨가 꼭 연예인 같아요. 빨리 사인도 하셔야죠" 했다. "여기 교장실이니까 조용히 해야지?" 하며 아무리 달래도 "왜요? 왜요?…"하기에 즉석에서'왜요?' 책 내용을 일부 들려주었더니 바로 "왜요? 왜요?…"하면서 그칠 줄 몰랐다.

오래전부터 유·초등학교로 찾아갈 때나 서점견학을 오는 아이들에게 항상 다른 책과 함께 '왜요?'책을 읽어준다. 이런 일이 아마도 1000 번은 넘은 것 같다. 그러다 보니 학교로 찾아갔을 때나 서점견학을 하게 되어 다시 만나게 되면 금방 알아보고 "왜요 아저씨다!" 하면서 얼마나 아이들이 반가워하는지 여느 유명스타(?)보다 덜 하지 않을 정도다.

아이들은 궁금한 것이 많기에 "왜요?"라고 자주 질문하지만, 어른들은 오히려 "어른들에게 '왜요?' 가 뭐야? 이놈아!" 하면서 혼내주든가 귀찮게 여긴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질문쟁이로 크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데 우리 교육은 너무 주입식이다. 그래서 '왜요?' 책을 읽어주면 아이들은 "왜요? 왜요?…"를 목청껏 소리 지르며 스트레스를 푸는지 모른다. 또 유아들은 "내가 왜요 아저씨다"라고 했더니 "왜요 아저씨, 왜요 아빠"이라면서 안기고 붙들고 늘어지고 하는데 '정말로 사람 사는 게 이런 것이구나!' 라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 아이들은 자기 마음을 조금만 이해해 줘도 이렇게 좋아한다. 아마 요즘 아이들이 스트레스가 많아서 일 거다. 그렇지만 작으나마 희망을 품는다. '왜요?'책을 읽어줄 때마다 열광하는 것을 수없이 보고 있기에! 계룡문고·책읽어주는아빠 모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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