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수십 명의 학생들이 나를 보자마자 "왜요 아저씨다!" 하며 달려들었다. 보자마자 "왜요? 왜요?…"하면서 얼마나 반갑게 맞아주는지, 어떤 아이는 "왜요 아저씨가 꼭 연예인 같아요. 빨리 사인도 하셔야죠" 했다. "여기 교장실이니까 조용히 해야지?" 하며 아무리 달래도 "왜요? 왜요?…"하기에 즉석에서'왜요?' 책 내용을 일부 들려주었더니 바로 "왜요? 왜요?…"하면서 그칠 줄 몰랐다.
오래전부터 유·초등학교로 찾아갈 때나 서점견학을 오는 아이들에게 항상 다른 책과 함께 '왜요?'책을 읽어준다. 이런 일이 아마도 1000 번은 넘은 것 같다. 그러다 보니 학교로 찾아갔을 때나 서점견학을 하게 되어 다시 만나게 되면 금방 알아보고 "왜요 아저씨다!" 하면서 얼마나 아이들이 반가워하는지 여느 유명스타(?)보다 덜 하지 않을 정도다.
아이들은 궁금한 것이 많기에 "왜요?"라고 자주 질문하지만, 어른들은 오히려 "어른들에게 '왜요?' 가 뭐야? 이놈아!" 하면서 혼내주든가 귀찮게 여긴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질문쟁이로 크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데 우리 교육은 너무 주입식이다. 그래서 '왜요?' 책을 읽어주면 아이들은 "왜요? 왜요?…"를 목청껏 소리 지르며 스트레스를 푸는지 모른다. 또 유아들은 "내가 왜요 아저씨다"라고 했더니 "왜요 아저씨, 왜요 아빠"이라면서 안기고 붙들고 늘어지고 하는데 '정말로 사람 사는 게 이런 것이구나!' 라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 아이들은 자기 마음을 조금만 이해해 줘도 이렇게 좋아한다. 아마 요즘 아이들이 스트레스가 많아서 일 거다. 그렇지만 작으나마 희망을 품는다. '왜요?'책을 읽어줄 때마다 열광하는 것을 수없이 보고 있기에! 계룡문고·책읽어주는아빠 모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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