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에게 자주 읽어주는 그림책이 몇 권 있다. 어른들을 불편하게 하면서도 반성하게 해준다. 하나의 재미있는 옛이야기로 듣고 보던 `해와 달이 된 오누이`에서 엄마를 잡아먹고 호랑이 엄마로 변장한 엄마가 친엄마라는 것에 화들짝 놀란다. 아이들에게 늘 사랑만 주고 희생만 한다는 엄마가 아이를 잡아먹으려고 온 친엄마라니! 인정하지 않으려는 엄마들, 그러나 `고함쟁이 엄마`를 읽어주면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눈시울까지 적신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혼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나도 모르는 사이에 감정적으로 대했던 때 아이가 얼마나 상처를 크게 받는지 `고함쟁이 엄마`에선 충격적으로 보여준다. 여기에 한 권 더 `피아노 치기는 지겨워`를 읽어주면 바로 아이를 열심히 키우려는 엄마의 모습에서 자기를 발견하며 씁쓸한 웃음을 자아낸다. 그러다가 아이가 하고 싶어하는 것이 훌륭한 마술사나 훌륭한 해적의 장면에서 엄마를 상자에 넣고 톱질하는 모습과 해적이 되어 엄마에게 대포를 쏘는 모습에선 섬뜩해한다. 요즘 들어 부모에게 위해를 가하는 패륜아들이 점점 늘고 있으니 이 그림책은 사실을 미리 보여준 것이 아닌가. 엄마도 어릴 때 놀기를 아주 좋아했건만(외할아버지가 보여주는 엄마 어릴 때 앨범에서 그대로 나온다.) 왜 이리 우리 부모들은 아이들을 잘 키워보겠다고 조기교육에 과잉학습으로 내모는가? 이는 아동학대인데 이런 스트레스가 쌓여 폭력과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지는데, 아이들은 이런 책을 읽어주면 부모에게서 받은 스트레스에 바로 공감한다 학교에서도 이런 상황을 다룬 책이 있다. `지각대장 존`이다. 아이가 지각한 이유를 선생님은 계속 무시하며 벌을 준다. 나중엔 선생님이 고릴라한테 잡혀 있어 아이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아이는 어이없다는 듯 외면(보복)한다. 이 책도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바로 공감한다. 통쾌해하기까지 한다. 그리고 학교에 적응 못 하거나 퇴학 맞은 학생들에게 읽어주면 금방 친해(?)진다.

누구나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서 상처를 많이 받는다. 물론 사랑을 많이 받는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지만 이제라도 `고함쟁이 엄마`처럼 "아가야 미안해" 이 한마디쯤 하고 여름을 맞이하면 어떨까. 계룡문고 대표

북스타트코리아 대전충남 상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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