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대장으로서 당진과 서산에서 활동해오던 나에게는 이러한 안전사고가 먼 나라의 이야기로 비치지 않는다. 그동안 현장지휘관으로서의 안전사고 경험을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큰 공사장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대형 크레인이 있다. 2011년 여름, 크레인 철거 과정 중 안전 확보의 중요성을 무시하고 현장작업을 하던 작업자가, 철제빔의 볼트가 부러지면서 내려앉아 그만 작업자의 몸을 덮쳐 현장에서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다.
안전자키로 안전을 확보하고 안전요원을 배치하고 작업을 하는 것이 필수적 임에도 불구하고, '설마 넘어지겠어'하는 안전 불감증이 이러한 참담한 결과를 빚게 된 것이다. 또한 2012년 겨울, 이번에는 대형크레인 설치를 위한 볼트 체결 공사 중 크레인 철제 레일 이 탈선하며 빔이 내려앉아 작업자의 하반신이 깔리게 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출동 나간 현장에는 거대한 크레인이 믿지 못할 만큼 휘어져 있었다. 아마 공사 관계자들도 그렇게 휘어지면서 내려앉아, 안전사고가 발생할 것이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설마'하는 안전 불감증이 그러한 안타까운 결과를 낳은 것이다.
우리는 살면서 얼마나 '설마'하는 마음을 가질까? 대다수의 위험 상황의 경우 '혹시'하는 마음보다는 '설마'하는 마음을 갖게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리고 그런 생각들이 사고로 이어지는 지름길이라는 것은 명백하다. 우리는 '설마'하는 마음을 반대로 '혹시'하는 마음으로 바꿔, 조금이라도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면 다시 한 번 두들겨 보고 건너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오늘도 안전, 내일도 모레도 안전한 생활을 습관화해야 할 것이다. 장남환<서산소방서119구조구급센터 소방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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