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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인칼럼] 담보대출과 감정평가

2013-01-31기사 편집 2013-01-30 21: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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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서민들이 새 주택을 구입할 때나 사업을 시작할 때 자기 집이나 토지 등 부동산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게 된다. 이때 부동산의 가치를 판단하는 일을 감정평가사가 한다.

1969년 이전에 은행의 담보감정평가업무는 각 은행에서 자체 감정으로 해결했다. 그러다가 한국산업은행과 5개 시중은행이 공동출자하여 1969년 4월에 한국감정원을 설립해서 담보평가업무를 전담하도록 했다. 1972년부터 감정평가 전문자격사인 공인감정사들이 한국감정원과 함께 담보감정평가업무를 수행했다. 1989년에는 공인감정사와 공공평가업무를 주로 담당했던 토지평가사가 통합되어 감정평가사로 명칭이 바뀌었다. 그 뒤로 감정평가사들이 한국감정원과 함께 담보감정평가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감정평가사에게 담보대출 감정평가를 맡기게 된 이유가 있다. 감정평가의 공신력을 확보하여 공정한 대출이 이루어지고 과다대출에 따른 은행 부실을 방지하고자 함이다. 제도 도입과 함께 당시 재무부는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였다. 대통령령으로 특별히 정한 예외 조항이 있기는 했지만 대출감정을 할 때에는 감정회사에 의뢰할 것을 의무화하였다. 이후 40여 년 동안 감정평가사들은 담보대출 감정평가를 통해 금융소비자의 권익 보호와 금융기업의 재정 건실화에 일정 부분 기여해 왔다. 문제는 최근 은행들이 자체 감정평가를 확대하면서 생겼다. 금융 부실의 단초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에는 담보평가에 따른 수수료나 등기설정 비용을 소비자가 부담해야 했다. 그러나 대법원이 2010년에 담보설정비용을 금융기관에서 부담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표준약관을 개정하고 2011년 7월부터 담보감정평가의 수수료를 은행이 부담하게 했다.

2011년 기준으로 담보대출금액이 큰 13개 시중은행에서 지급한 감정평가수수료 합계는 해당 은행들의 당기순이익 합계의 0.76% 수준으로 미미하다. 그럼에도 은행이 자체 감정평가를 확대하면 감정회사에 지급하는 수수료는 줄어들 것이다. 당장에는 비용은 절감되고 이익이 늘어난다.

그러나 소탐대실이 되면 안 된다. 2007년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생했다. 부동산을 담보로 그 가치보다 과다한 대출을 한 것이 원인이었다. 주택담보채권 회수가 안 되면서 리먼 브러더스 같은 대형 금융기관이 파산했다. 여기서 시작한 금융위기가 세계적 경기침체로 치달았다. 이후 미국의 금융기관들은 감정평가의 독립성을 강화하여 부실대출을 방지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국가자격으로 감정평가사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소관부서인 국토해양부는 감정평가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감정평가사 관리감독에 빈틈이 없다. 또한 감정평가사들의 단체인 한국감정평가협회도 자율적인 교육과 심사제도를 통해 윤리의무 준수와 공정성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는 자체 감정 확대보다는 독립적이고 공신력 있는 감정평가사들을 활용해 보자. 은행에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다. 건전한 국가 경제 유지와 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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