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대를 풍미했던 은막의 여왕 중에 마릴린 먼로라는 배우가 있었다.

만인의 연인으로 한세상을 살다 간 여자, 약물 과다복용으로 36년의 짧은 생을 마감한 세기의 배우가 있었다. 그 연인이, 그 여자가, 그 배우가 생전 마지막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하였다고 한다.

"나는 평생 한 번도 행복에 적응하지 못했다."

학생이 불행하고, 부모가 불행하고, 선생이 불행한 사회, 불행이 넘쳐나는 오늘 다시 한 번 되새겨보아야 할 필요가 절실한 말이다.

모든 것을 다 가진 것 같았던 은막의 여왕이었던 그녀.

동시대인들에게 행복의 아이콘 같았던 마릴린 먼로는 행복이라는 추상명사는 무엇이 충족되어야 이루어질 수 있는 상태라고 생각했을까?

그 답을 찾지 못해 평생을 약물에 의지하는 삶을 살았던 그녀를 생각하며 그녀의 평생 꿈이었던 행복한 상태의 적응에 대해 고민해본다.

오늘 우리 사회는 왜 이렇게 행복하다는 사람을 찾기가 힘들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어떤 상태가 행복한 상태인가에 대해 정확히 모르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본다. 사흘 굶은 장발장에게는 빵 한 조각이 행복을 담보해 줄 수 있었을 것이다.

신체적으로 곤궁한 처지에 있는 이들에게 행복은 그 곤궁한 처지를 벗어나는 일이면 될 수도 있다. 오히려 이런 경우 자신이 어떤 상태일 때 행복할 수 있는지 쉽게 정의 내릴 수 있다. 그러나 심리적인 문제가 되면 참 복잡해진다. 한 번도 행복에 적응하는 상태가 되어 본 적이 없었다고 느끼는 마릴린 먼로가 된다.

보기에 행복해 보이는 사람도 행복하지 않다고 한다.

풍요세대라 칭해지며 모든 것이 유복한 환경 속에서 자라나는 것 같은 우리 아이들 불행하단다. 너무 불행해서 미처 피어보지도 못하고 스스로 삶을 마감하는 아이들이 자꾸 생겨난다.

이런 아이들을 위해 초등학교 때는 "부모님이 계시고 `장발장`을 읽고 `삼국유사`를 읽으면 행복한 것이야"라고 가르쳐야 한다.

또 "진심으로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맞는 친구가 있으면 행복한 상태란다"하고 정해진 연령별, 세대별, 직업별, 성별로 정량화된 행복 상태 지표가 필요할 것 같다. 성장 단계에 따라 이러이러한 것이 만족되면 행복한 상태라고 가르치고 각인시켜 줄 대체적이고 상식적인 행복 상태 지표가 빨리 개발되어야겠다.

우리 사회에는 어떤 상태가 행복한 상태인지 한 번도 적응의 기회를 가져보지 못한 어른, 아이들이 너무 넘쳐난다.

권광식<천안 도하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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