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심사 기준에 '사교육 연관성' 포함
수능 출제진 선정 '추천+기준'서 '무작위'로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28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사교육업체 모의고사와 비슷한 문제가 출제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교육부가 수능 직전까지 학원 모의고사를 점검하는 등 수능 문항과 사교육 문항 간 유사성 검증을 강화한다.

수능 출제위원은 '검증 인력풀'을 마련해 무작위 선발하고, 수능이 끝난 뒤 사교육 연관성이 높은 문제도 이의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교육부는 28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수능 출제 공정성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앞서 교육계에서는 2023학년도 수능 영어영역 지문이 2022년 9월 대형 입시학원 사설 모의고사에 나온 영어 지문과 동일하게 출제돼 논란이 일었다.

교육부는 이러한 문제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출제 인력풀 관리 체계화, 출제진 선정 공정성 강화, 출제 중 유사성 검증 체계화, 이의심사 절차 보완 등을 추진한다.

그동안은 유사성 검증 자료 구매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출제본부 합숙이 시작한 뒤 발간된 사교육업체 모의고사 등 일부 자료가 검증 대상에서 빠지는 사례가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사교육업체에 공식적으로 문제지·모의고사 등 자료를 요청해 검증 범위를 넓히고, 향후 나올 자료에 대해서도 발간 계획을 확인해 점검한다.

교육부는 출제 중인 수능 문항이 사교육업체 자료와 비슷할 경우 현직 교사로 구성된 '수능 출제점검위원회'를 통해 검증한다는 방침이다.

교육부와 평가원은 출제인력 관리와 출제진 선정도 체계화하기로 했다.

교육청과 대학 등 관계기관 협조를 받아 일정 기준을 만족하는 신규 인력을 대상으로 사전 검증한 뒤 '인력풀'에 상시 등록한다.

출제위원 기준은 대학 조교수 이상의 교원, 연구기관의 연구원, 고교 근무 총 경력 5년 이상의 고교 교사 또는 이와 동등한 자격을 갖춘 사람이다.

또 사교육 업체를 통해 출제 경력을 홍보했다가 적발됐거나, 소득 관련 증빙을 통해 사교육 영리행위가 드러난 경우 인력풀에서 전면 배제하기로 했다.

최종 출제위원은 검증된 인력풀에서 전산으로 무작위 선정할 방침이다.

문항·정답 이의신청 심사기준에 '사교육 연관성'을 추가한다

그동안 이의심사는 문항 오류에 대해서만 이뤄졌으나, 앞으로는 사교육 문항과 유사한 문항에 대해서도 현직 교사가 참여하는 '수능 평가자문위원회'에서 종합적으로 검증한다.

최종적으로 사교육과 연관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문항의 출제자는 인력풀에서 즉시 배제할 계획이다.

이번 수능 출제 공정성 강화방안은 올해 6월 치러질 2025학년도 수능 모의평가부터 적용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제도 개선을 통해 수능 출제진과 사교육업계 사이의 카르텔을 근절해 나갈 것"이라며 "변별력을 확보하면서도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킬러문항을 배제하는 '공정수능' 원칙을 유지해 수능의 신뢰도를 회복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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