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교 대전일자리경제진흥원장.
백운교 대전일자리경제진흥원장.

코로나19는 우리의 많은 것을 바꿨다. 코로나19 발생 이전 전세계 기업은 중국으로 모였으나, 이후엔 미·중 갈등이 중국 경제위기에 방점을 찍으면서 수많은 글로벌 기업의 '탈 중국화'가 이뤄지고 있다. 중국 특수로 경제적 성과를 일궜던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아직도 건재한 주력시장 미국 외에 중국을 대체할 기회의 땅 '포스트 차이나'를 찾는 것이 우리에게 가장 큰 숙제다. 이러한 상황 속, 베트남은 포스트 차이나를 넘어 제1의 신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베트남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연평균 경제성장률 6% 이상 기록했다. 2022년 8%의 경제성장률을 보였고, 2023년 5.05%를 기록했지만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 나름 선방했다. 그리고 스탠다드차타드은행과 세계은행은 각각 2024년 베트남의 경제성장률을 6.7%와 6.3%로 예상하며 세계 각국의 저성장 기조 속에서 코로나19 이전의 성장률을 회복해나가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베트남의 경제성장동력은 무엇일까? 첫 번째는 탈중국화 현상을 보이는 글로벌 기업의 생산기지 유치 전략이다. 베트남 GDP의 20%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2020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R&D센터를 포함해 총 6곳의 공장을 베트남 현지서 운영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패드 공장을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전했다. 여기에 베트남 정부의 적극적인 경제부양 정책과 세제 혜택까지 이어지며 외국인직접투자(FDI)까지 크게 증가했다. 2022년 기준 베트남의 FDI 실제 집행액은 약 224억 달러(약 27조 96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5% 증가했다. 이는 최근 5년 간 가장 높은 수치이며 베트남의 경제성장률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 번째는 공공지출 확대와 대규모 내수시장 및 노동력이다. 베트남 정부는 2023년부터 대대적인 인프라 투자에 나서고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3년 간 146조 9900억 동(약 7조 9815억 원)을 투입하는 베트남 남북고속도로사업이 손꼽힌다. 이외에도 롱탄신공항, 메콩델타 항만 물류 인프라 구축 등 초대형 공공 인프라 구축을 위한 국책사업이 추진 중이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위기에도 버텨줄 대규모 내수시장이 또 하나의 경제성장 동력이다. 여기에 인구 절반이 30세 이하인 젊은 노동력이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건비도 강점으로 꼽힌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베트남으로 가야하는가?

첫 번째는 공공 인프라 구축 시장 선점 때문이다. 베트남은 디지털 전환 및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1차 산업에서 중공업과 중화학 중심으로 산업체계를 개편하고 있다. 또 베트남 정부는 2030년까지 첨단산업 기반 디지털 경제의 GDP(국내총생산) 점유율을 30%로 확대하고 2045년까지 디지털 전환 완성을 통해 고소득 산업국가로 전환하려 한다. 아직까지는 기술 수준이 부족한 베트남 산업시장과 비교해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대전의 기업은 우위에 있다. 대덕특구를 필두로 국내·외 시장에서 기술력으로 손꼽히는 대전의 산업계가 베트남 시장을 선점한다면, 과거 중동건설 붐으로 제2의 도약을 했던 산업계가 제3의 도약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한국제품을 선호하는 베트남 청년인구의 소비시장 선점이다. 동남아를 비롯한 아시아 전역에서 K-컬쳐는 청년층이 가장 선호하는 문화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1억 명에 육박하는 전세계 16위 규모의 내수시장에서 한국 전체인구에 달하는 5000만 명의 베트남 청년인구가 한국의 소비재 제품이 시장을 선점 아니 독점한다면 이는 커다란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이렇듯 매력적인 베트남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우리 대전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그것은 바로 글로벌 비즈니스 거점센터를 구축하는 것이다. 건설·첨단산업부터 소비재까지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베트남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수출, 투자유치, 공공조달 등록, 현지법인 설립, 마케팅 등 다양한 해외 비즈니스를 종합적으로 지원해줄 수 있는 거점센터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대전기업이 매력적인 시장인 베트남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전방위에서 지원해야 한다.

현재 대전시와 대전일자리경제진흥원은 3년 째 과기부 해외센터인 KIC 실리콘밸리와 기업지원사업을 협업 중이며, 2023년 180억 원의 매출과 투자유치 성과를 거뒀다. 아울러 과기부 해외센터, 대기업 해외법인과 글로벌 진출 사업을 협업 중이다. 글로벌 비즈니스 거점센터를 중심으로 대전-베트남-싱가포르-인도-독일-미국으로 연결되는 대전형 글로벌 비즈니스 벨트를 완성한다면 대전의 지역경제는 한층 더 견고해질 것이다.

우리는 경제성장을 위한 재도약의 땅이자 포스트 차이나, 베트남으로 가야 한다. 그리고 일류 경제도시 대전이 아세안 전역을 넘어 유럽과 북미까지 도약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다. 백운교 대전일자리경제진흥원장

백운교 대전일자리경제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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