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흥식 충남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서흥식 충남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우우 둘이 걸어요-'

누구나 한번쯤은 흥얼거리고 들어봤을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 엔딩'의 한 구절이다.

노래가락에서처럼 만물이 소생하는 봄엔, 우리는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펴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진다.

꽃의 계절 봄! 개나리, 진달래, 목련, 매화, 유채, 철쭉과 튤립…. 어디를 가더라도 꽃의 세상이다.

그 중에서 가장 화려하면서도 웅장하고 대규모 군락을 이루는 봄꽃은 벚꽃이다.

벚꽃이 피는 계절이 되면 흔히 경남 진해 군항제를 떠올린다. 올해 62회째를 맞는 군항제는 매년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다녀간다. 코로나가 잦아든 지난해만도 국내외 420만여 명이 다녀갔다 하니 그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또 웬만한 벚꽃군락지라면 여지없이 축제가 열린다. 벚꽃이 한창일 땐 전국의 벚꽃축제가 40-50개 이상은 될 듯하지만 교통정체, 주차난, 복잡함, 그리고 어수선 등의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 '벚꽃 구경인지 사람 구경인지 모르겠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번잡함을 떠나 여유롭게 벚꽃을 즐기고자 한다면 가까운 주변으로 눈을 돌려보는 것은 어떨까? 로이킴의 '봄봄봄'이나 레드벨벳의 'Feel My Rhythm',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엔딩' 등 봄 노래를 들으며 호젓하게 벚꽃을 감상할 수 있는 명소는 충남 곳곳에도 보석처럼 자리하고 있다.

우리 주변에 만개한 벚꽃과 함께 할 수 있는 충절의 고장 충청남도의 벚꽃 명소 7곳을 소개드리고자 한다.

먼저 공주 동학사 벚꽃길을 빼놓을 수 없다. 공주시 반포면 박정자삼거리에서 동학사까지 이어지는 3㎞ 구간의 이 길은 일반 벚꽃이 아닌 왕벚꽃이 길게 늘어서 터널을 이뤄 장관이다. 계룡산 천황봉과 장군봉을 조망할 수 있는 카페에서 여유로운 시간도 보내고 산채비빔밥 등 다양한 계절요리도 즐길 수 있다.

두 번째로 소개하고 싶은 곳은 보령 주산벚꽃로(주산면 동오리)다. 보령댐 하류 웅천천에서 시작해 약 6㎞ 구간에 4000여 그루의 벚꽃이 터널을 이룬다. 드라이브도 좋지만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서 감상해도 제격이다. 주변의 산과 아름다운 보령호의 어우러짐이 환상을 자아낸다.

천안시 동남구 북면 용암3길의 북면벚꽃길도 추천할 만하다. 이곳은 13㎞ 이상의 거리가 벚꽃으로 터널을 이루고 도로 한쪽으로는 계곡물이 흐른다. 산과 계곡이 감싸고 있는 풍경이어서 사진 촬영에도 제격이다.

서산목장(서산시 운산면 태봉리 산2-1)의 벚꽃군락지도 명품 중의 명품이다. 여기 벚꽃은 산벚꽃이다. 저수지에 비춰지는 모습이 아름다워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 한우목장의 우유와 치즈도 일품이다.

청양군 대치면 대치리 장곡사 벚꽃길도 자랑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으로 선정된 이곳은 왕복 2차선 양옆으로 벚나무가 줄지어 있다. 다른 벚꽃 명소는 가는 곳마다 인산인해를 이루지만 이곳은 주변에 대도시가 없어 비교적 한적한 편이다.

태안군 이원면 가재산 벚꽃길도 소개하고자 한다.

한적한 시골길이어서 드라이브 코스로 제격이고 차량이 많지 않은 편이어서 서행으로 여유롭게 벚꽃을 감상할 수 있다. 한쪽으로는 서해바다가 펼쳐져 중간중간 내려 사진을 찍으면 '인생 샷'을 건질 수 있는 곳이다.

4월 6일부터 14일까지 금산군 군북면에서는 보곡산골 산벚꽃축제도 열린다.

마지막으로 딸기축제가 한창인 논산이다.

은진미륵으로도 불리는 관촉사의 벚꽃은 논산시내에서 가는 길부터 장관을 이뤄 설렘을 가득하게 하는데, 논산엔 이외에도 출렁다리로 유명한 탑정호, 논산천 제방, 보명사, 백제군사박물관 등 벚꽃에 취해 하루를 보낼 장소가 흩뿌려져 있다.

바람에 흩날리는 꽃내음과 함께하는 특별한 시간, 여유롭고 호젓한 이 봄의 벚꽃을, 함께하고 싶은 내 가족과 연인과 가까운 내 주변에서 함께 감상하고 취해보면 어떨까.

서흥식 충남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서흥식 충남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